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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명 정부의 새로운 게임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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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명 정부의 새로운 게임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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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미국이 사실상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에서 벗어나 독자 행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 관세' 협상을 이끌어온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최근 더 이상 WTO 체제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듣기도 생소한 '트럼프 라운드'를 들먹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새로운 무역 질서가 형성됨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그 방식대로 무역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 대로면 지난 30년간 세계 무역 규범 역을 맡아 온 다자간 협정에 의한 WTO 체제는 종식되고, 오로지 상호주의에 의해 교역이 이루어지는 WTO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세계 무역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젠 강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시사해 준다. 다시 말하면 이같은 미국 중심의 무역 환경에선 경쟁력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고,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더 엄격한 잣대로 말하면 경쟁력 제고 차원이 아닌 상대를 제압하거나 압도하지 못하면 헤어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마침, 이 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맞는 거버넌스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경제와 산업이다. 당장 한국 경제는 트럼프 독트린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선전을 했다고 하지만, 잃은 것이 적지 않다.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이 더 큰 걱정이다.
산업 가운데 반도체 조선 외에 긍정적으로 얘기할 업종이 하나도 없다. 철강 분야는 거의 아수라장이 됐다. 그나마 비를 피한 듯 한 곳은 금융 의료 비즈니스 업종인데, 여기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한다. 워낙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분야를 꿰뚫고 있어, 조금 더 있으면 또다시 이상한 카드를 들고 나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길 것이란 게 국제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업종은 괜찮을까. 안타깝게도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갖다 붙이면 꼼짝 말아야 하는 무역 환경에 처해져 있다. 예컨대 상대를 압도하는 원천 기술과 자본력을 갖추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 재명 정부는 콘텐츠 가운데 수출 주력인 게임산업을 위해 새로운 거버넌스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게임 공공기관의 합병이다. 정부 안팎에서 얘기되고 있는 공공기관 합병은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통합과 한콘진 일부와 게임위의 합병이다. 후자일 경우 과거 게임산업진흥원의 형태에다 게임 심의를 추가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의 경우는 기관의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데다 덩치 역시 너무 비대해진다는 약점이 있어 그런 식에 의한 구조 조정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후자인 게임산업진흥원에다 e스포츠업종을 얹혀 새로운 형태의 진흥원을 출범시킬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럴 경우 게임위는 사실상 해체 수순의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수긍할 수 없는 대목은 새로운 거버넌스라는 것이 왜 정권 때마다 등장하며, 새 시대 새 패러다임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항상 기관 통폐합이나 구조 조정 수준에만 머물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심의에 대한 것도 그렇다. 심의를 안하면 좋겠지만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민간이관이 이루어지고 있고, 대부분 업무도 민간에서 심의를 전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상징성을 갖고 있는 기관 해체를 추진하는 것은 심의에 대한 권위와 엄격성을 무시하는 태도다.
한콘진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적지 않다. 특히 그 기관의 태생적 배경을 보면 더 그렇다. 쉽게 제단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다소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한콘진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본산으로 봐야 한다. 애초 한콘진은 정보통신계의 ETRI를 본떠 만든 조직이다. ETRI에서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및 신시장 개척,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춘 국가의 신 가치 및 신기술 창출 등의 과제를 도출해 산업에 전파했듯이, 콘텐츠 분야에도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을 만들자고 해서 탄생한 곳이 한콘진이다.
이는 단순히 대중문화의 꽃만 잘 피워보자고 만들어진 기관이 아니라는 뜻이다. 문화와 문화산업을 제대로 수용하고 욱성하자는 뜻에서 잉태된 곳이란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통합과 해체설의 단골손님이 됐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 e스포츠에 초점을 맞춰 게임 산업의 시스템을 바꾸려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e스포츠 역시 매우 긴요한 아이템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뜨거운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e스포츠를 위해 게임을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다. 게임으로 말미암아 e스포츠가 태동한 것처럼 순리를 따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을 들여다 보면 e스포츠를 위해 판을 뒤집는 듯 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런 식으로 해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
정부의 새로운 게임 거버넌스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급조한 듯한 모습을 보여선 곤란하고, 보여주기식 축소지향형의 시스템은 더 더욱 아니란 것이다.
세계 무역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선 앞서가는 처방전을 통해 달려가는 길 뿐이다. 적어도 새로운 게임 거버넌스라고 한다면 그런 차원에서 논의되고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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