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42 |
‘별에 도달하다’는 문구는 이제막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길이 58km인 초대형 시가 모양의 이른바 세대 우주선(genrations ship)이 인류에게 달이나 화성이 아닌 인류 최초의 다른 별로의 이주 여행을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간을 행성을 품은 다른 별까지 데려다 줄 수 있는 이 자급자족형 미래형 우주선은 ‘크리살리스(Chrysalis·‘나비의 번데기’ 또는 ‘과도기’라는 의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1000명의 거주자를 태우고 단방향으로 250년 동안 심우주(深宇宙)를 여행할 수 있다.
크리살리스 프로젝트 팀은 최근 수상자가 발표된 과학자, 엔지니어, 건축가, 사회 이론가 팀이 ‘세대 우주선’에 대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글로벌 대회인 하이페리온 프로젝트 설계 대회(Project Hyperion design competition)에서 이 초대형 별 우주여행 우주선 설계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행사 주최측은 영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인 인터스텔라 연구 이니셔티브(The Initiative for Interstellar Studies·i4is)로서 지난해 11월 1일 시작해 경합 끝에 지난달 23일에 3개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 글로벌 학제 간 공모전에 참가한 팀들이 인터스텔라 여행을 위한 세대 선박의 콘셉트를 디자인하는 데 도전했으며 런던에서 상위 3명의 수상자를 냈다.
참가자들은 출품작에 기존 기술이나 핵융합을 포함한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술만 사용할 수 있었다. 빛보다 빠른 여행도 허용되지 않았으며, 승무원을 정지된 애니메이션 상태로 유지하는 시스템도 허용되지 않았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과학자들이 포함된 전문가 패널은 거의 100개의 제출물들을 평가했으며, 여기에서 우주선 설계와 지속 가능성은 물론 주민들이 서로 얼마나 잘 지낼 수 있을지 평가했다.
인간을 별까지 데려다 줄 수 있는 미래형 우주선 설계대회에서 1등을 한 크리살리스 프로젝트(Project Chrysalis)에 대해 알아봤다. 데일리메일,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유니버스투데이 등을 참고했다.
인류, 언젠가 크리살리스 타고 프록시마 센타우리b 행성 이주?
ⓒTech42 |
ⓒTech42 |
인간을 가장 가까운 별(인류가 살 만 한 행성을 품은)까지 데려다 줄 크리살리스 프로젝트(Project Chrysalis) 내용을 보면 1000명에서 최대 2400명의 인류를 우리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항성계 이웃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프록시마 센타우리b 행성으로 데려 가 줄 수 있도록 한 설계다.
그곳까지 가기 위한 해결과제는 우리태양으로부터의 엄청난 거리다. 이 때문에 프록시마 센타우리 항성(태양) 주변을 도는 프록시마 센타우리 b 행성까지 가는 편도 여행에만도 현재 기술로 약 40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거대한 미래형 우주선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 그룹이 250년 동안 비행해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가장 가까운 우리태양계 밖 외계 행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b로 이주해 정착하는 것이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우리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4.2광년 정도 떨어진 항성이다. 태양의 지름과 질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희미하고 차가운 적색 왜성 프록시마 센타우리 주위에서 행성이 확인(프록시마 b와 d)됐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은 알파 센타우리 A 주위에 가스 거대 행성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다. 항성계의 다른 행성 중 일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JWST의 행성 후보 발견으로 여러 행성이 이 세 개의 별을 공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이 우주선 경진대회에서 소개된 우주비행선 컨셉의 기술이 그대로 구현된다면 지구가 절멸의 위험에 처했을 때 인류가 이러한 우주선들을 타고 수세대에 걸쳐서라도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인류의 생존과 문명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세대를 이어가며 여행하는 우주선
크리살리스 프로젝트팀은 그들의 디자인이 ‘새로운 태양계에 도착할 때까지 세대를 거듭해 가면서 주민들의 안전과 단결을 유지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가질 수 있는 흥미로운 가능성’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말했다.
그 임무의 목표는 ‘지구의 문화적, 생물학적, 기술적 유산을 보존하면서’ 태양으로부터 4.2광년 떨어진 프록시마 센타우리 b(Proxima Centauri b) 행성의 표면으로 승객을 안전하게 나르는 것이다.
이 행성까지 가는데 걸리는 엄청난 시간 때문에 많은 승객들이 평생 우주선에서 살면서 지구에서의 삶이 어떤지 전혀 모른 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2016년 나온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플랫 주연의 영화 ‘패신저스(2016)’에서는 인류가 동면상태로 우주비행선을 타고 수세대가 걸리는 비행을 하던 중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Tech42 |
크리살리스 팀의 미션 발표 자료에는 “여러 세대에 걸쳐 운항하게 될 크리살리스 우주선의 이름은 새로운 태양계에 도착할 때까지 세대를 거쳐 주민들을 안전하고 단결된 상태로 지켜줄 수 있는 우주선이라는 흥미로운 가능성에서 따왔다”고 적혀있다.
모든 시설을 갖춘 다세대 우주선 제작과 탑승 준비 과정
첫 우주선을 타고갈 여러 세대로 구성된 첫 번 째 승객들은 250년이라는 긴 우주선 내 생활에 대응해 남극 대륙의 고립된 환경에서 70~80년 동안을 보내면서 준비하게 된다.
이들이 타고갈 성간 우주선은 제작하는 데만 20~25년, 심지어 그 이상이 걸릴 것이다.
그럼 이 거대한 세대 우주선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발표 자료에 따르면 크리살리스 우주선은 지구-달 시스템의 L1 라그랑주 점(Lagrangian point)에서 건조될 예정이다. 이 위치는 이 프로젝트가 달과 지구의 자원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적이다. (라그랑주 점은 두 큰 천체 사이에 위치한 작은 천체가 중력과 원심력의 균형으로 상대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5개의 특수한 위치를 말한다. 이 점들은 1772년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가 발견했다.)
L1은 또한 지구나 달에 너무 가까운 궤도에 배치될 경우 중력 차이로 발생할 응력을 피하면서 수 km 길이의 거대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이상적이다.
250년간 여행할 우주선의 구조와 실리는 것들
ⓒTech42 |
크리살리스 프로젝트 팀이 제안한 시가 모양의 원통형 다세대 우주선은 약 58km의 길이를 갖게 된다
이 우주선에는 중심축을 공유하는 두 개의 동축 이중 실린더(concentric cylinders)가 지속적으로 회전하면서 인공 중력을 생성해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도록 한다.
우주선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완전한 생태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러시아 마트료시카처럼 설계된 이 거대한 실린더형 우주선의 핵심은 각각 특정 목적을 가진 여러층으로 된 완전한 자립적인 생태계들로 구성되며 각각은 핵융합로로 가동된다는 점이다.
이 우주선은 각각 전용 기능을 갖춘 다양한 ‘셸(Shell)’ 환경으로 나뉜다.
ⓒTech42 |
여러개의 셸 환경 가운데 하나는 열대림, 한대림, 건조 관목 생물군계 등을 포함하는 농업과 생물군계의 집이 된다.
연구팀은 이들이 새로운 도착 행성의 서식지를 복원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크리살리스에 탄 모든 종은 물론 지구에 남아 있는 다른 종의 씨앗, 배아, DNA를 저장하는 유전자 은행도 이 거대한 우주선에 실리게 된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의 미래 우주여행 시대 버전인 셈이다. 식량 생산은 식물 종으로 제한될 것이며, 이는 탑승자 전원이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존재는 식량 생산이 아닌 다양성과 미적 목적을 위해 작은 부분으로 축소된다. 단백질은 오늘날 실험실에서 배양한 단백질처럼 합성적으로 생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ech42 |
ⓒTech42 |
이 우주선에는 다양한 생물군계 생태계와 함께 식품 생산실(농장), 도서관, 공원, 기타 공용시설을 위한 다층 생활 공간, 학교, 병원 및 스포츠 단지가 마련된다.
다음 층은 생존에 관한 것이다. 이곳에서 식량 생산은 과학이며, 작물부터 가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키울 수 있는 통제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설계자들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열대 우림과 아한대림과 같은 다양한 생물군계까지 포함시켰다. 그 외에도 이 거대 우주선에는 공원, 학교, 병원, 도서관 등 지역 사회의 심장부도 자리할 것이다. 외부 셸에는 주택, 산업체, 창고가 들어설 것이다.
가장 안쪽의 핵에는 승객들을 최종 목적지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b로 데려다 줄 스페이스 셔틀들이 대기하고 있다.
태양을 대신할 인공조명
ⓒTech42 |
우주선에 실릴 인공조명은 낮과 계절을 실제처럼 흉내내 작동한다. 한편 우주선 거주자들은 닫힌 환상회로 시스템(closed–loop system)을 통해 물과 영양분을 재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셸에는 공원, 레크리에이션 및 휴식 공간, 그리고 지구에서 온 다양한 물건과 문화 유물이 포함된 도서관 및 방과 같은 공동 공간이 있다.
연구팀은 창문과 벽이 지구의 파노라마와 실제 풍경을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Tech42 |
셸 3에는 주거지가 있으며, 각 거주자를 위한 단일 주거 단위인 ‘모듈형 주택’을 포함하는 20개 부문으로 나뉜다.
연구팀은 “크리살리스 가족 구조는 각 개인의 정체성과 전체 우주선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녀를 둔 부부라면 자녀와 함께 살기로 결정할 수 있지만 ‘윤리적으로 강제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은 원하는 경우 위치를 변경하고 다른 분야로 이동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또 다른 셸은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시설의 본거지가 될 것이고, 또 다른 셸은 재료, 장비 및 기계의 창고 역할을 할 것이다.
코스모스 돔, 외부로 향하는 유일한 환경
ⓒTech42 |
우주선에서 가장 인상적인 측면 중 하나는 130m 높이의 ‘코스모스 돔(cosmos dome)’으로, 주민들이 자유롭게 떠다니며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유리 패널을 갖추고 있다.
코스모스 돔은 ‘주민들이 심우주의 외부 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크리살리스의 유일한 환경’이 될 것이다.
모든 주민들이 하나로 모이는 ‘연례 크리살리스 본회의(Chrysalis Plenary Council)’가 열리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돔은 뒷부분에서 이 우주선 여정의 기원인 태양과 지구를 향하게 돼 있어 우주선 거주자들이 그들의 먼 기원을 뒤돌아 볼 수 있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행성 표면에서 살 가능성 없이 평생을 우주선에서 보낼 우주선 거주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고립된 남극 기지에서 살면서 거친 수십 년간의 진료 과정을 통해 우주선 거주자들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걸러질지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 이들이 제출한 계획의 세심한 세부 사항에 대해 칭찬했다.
그들은 “대형 돔 구조는 공상 과학(SF) 고전을 연상시키는 극적이고 영화적인 품질을 더하며, 건축뿐만 아니라 선박 건조 방법까지 아우르는 전체 시스템 수준의 계획이 눈에 띄게 강력하다”라고 말했다.
또 “방사선 보호 전략은 견고하며 실용적인 구조적 접근 방식은 적합하다”면서 “전반적인 우주선 디자인은 1980년대에 나온 거대한 세계 선박(worldship-세대 선박과 같은 의미) 개념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장은 개념일 뿐이지만···“하이페리온 프로젝트는 별 여행 가능성 탐구하는 연습의 일환”
ⓒTech42 |
ⓒTech42 |
하지만 현재로선 이 미래형 우주선을 건조할 기술을 갖추게 될 시점이 온다 해도 얼마나 많이 건조할 수 있게 될지도 아직 명확치 않다.
이번 대회 2위는 500m 너비의 두 대의 관람차가 결합된 것과 유사한 WFP 익스트림(WFP Extreme)이 차지했다.
인터스텔라 연구소(Institute for Interstellar Studies) 소장인 안드레아스 하인 박사는 “프로젝트 하이페리온은 단순한 디자인 대회가 아니라 언젠가 인류가 별을 여행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더 큰 연습의 일환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그것은 인류문명이 자원이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어떻게 살고, 배우고, 진화할 수 있는지 상상하며, 지구상의 미래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수세기에 걸친 기능적 사회를 개념화하기 위해 건축, 기술, 사회 시스템을 통합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생애에 걸쳐 진행되는 여정에서 인구 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약 1500명의 지속 가능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출산 계획을 신중하게 수립하고, 전체 여정 동안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 복잡한 사회를 다스리기 위해 인간은 첨단 인공지능(AI)과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은 안정성을 확보하고 세대 간에 중요한 지식을 전수할 것이다.
크리살리스와 같은 프로젝트는 이론적이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가능성의 한계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1980년대에 나온 세계 우주선(World Ship) 컨셉은
소형 우주선 외에도 수십만 또는 수백만 명의 인구를 나를 수 있는 대형 우주선 구조물에 대한 개념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지구인류의 우주식민지화 전략의 일부일 수 있다. 인터스텔라 리서치센터는 이를 염두에 두고 중형에서 초대형 세계 우주선 개념을 살펴보고 있다.
인터스텔라(성간) 리서치 센터의 Mk2A(ii) 라(Ra) 세계우주선 개념은 1980년대에 처음 수행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연구다.
이 우주선 컨셉은 길이 115km, 지름 15km로 초기 인구 100만 명으로 시작해 광속도의 0.005배(0.5%c) 또는 그 이하의 속도로 가장 가까운 별들을 향해 1000년간의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돼 있다.
ⓒTech42 |
현재 연구에서는 첨단 추진 요소에 중점을 두고 설계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초기 연구에서는 이러한 대형 우주선이 오리온 프로젝트(Project Orion)와 같은 외부 핵 펄스 추진에 의해 추진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인터스텔라 리서치 센터는 이 거대한 우주선이 관성 구속 융합 엔진에 의해 추진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Tech42 |
인터스텔라 리서치 센터는 세계 우주선에 대한 개념을 계속 탐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탑승객이 수백 명에 불과한 소형 선박에 대한 조사도 포함된다.
이러한 개념은 엔츠만 우주선(Enzmann starship)의 창시자 로버트 엔츠만의 이름을 따서 제안됐으며, 이 우주선은 앞부분에 거대 가스 천체에서 채굴될 공모양의 언 중수소 덩어리를 운반할 것이다.
ⓒTech42 |
광속 0.009배(9%c)속도로 이동하는 이 우주선이 실현되면 60년 이내에 가장 가까운 별에 도달할 것이다.
이 프로젝트역시 우리가 지금 당장은 꿈만 꿀 수 있는 미래를 형성하는 청사진 역할을 한다.
이재구 기자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