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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한미군 ‘감축’ 시사, 의연히 대처하며 국익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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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한미군 ‘감축’ 시사, 의연히 대처하며 국익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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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공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공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닌 능력”이라면서 주한미군이 감축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이 지난 ‘관세 협상’ 때 우리 정부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지지를 요구하려 했다는 미국 주요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머잖아 열리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협의가 시작된다. 미국과 성실히 협상에 임하되, 우리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무리한 요구에 대해선 ‘안 된다’고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일 국방부 기자단과 만나 자신들이 추진하려는 동맹 현대화란 75년 전에 견줘 “우리의 두 위대한 사회가 변했고 주변의 세계 역시 변했다는 인식을 반영하려는 것”이라며 이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대화는 “숫자(numbers)가 아닌 능력(capabilities)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2만8500명으로 정해진 주한미군이 줄어들 것임을 강하게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주한미군을 자유롭게 빼내 쓰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이 능력을 늘 보유하겠다”는 분명한 태도를 보였고, 대만 사태와 관련해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포괄하는 서울∼도쿄∼마닐라를 잇는 ‘삼각형’ 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그에 맞게 대응하라는 요청(call)이 있을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도 함께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 미리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면서도 “북한을 상대하는 데 더 강해지면서 유연성을 발휘해 다른 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9일 워싱턴포스트 역시 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6%인 한국의 국방 예산을 3.8%로 늘리고,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지지 성명을 요구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우리 국익을 지켜내려면, 브런슨 사령관이 꺼내 든 주한미군 감축 주장에 의연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숫자’에 집착하며 지레 겁먹는 순간, 미국의 다른 무리한 요구를 대거 수용해야 한다.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 내 분쟁에 자동 개입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고민해야 한다. 가령, 우리 영토가 중국을 견제·공격하는 ‘발진 기지’로 쓰이는 위험이 줄어들도록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거나, 대만 사태 등에 대한 협력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상의 ‘의무’가 아님을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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