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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휴가’ 윤석열, ‘워케이션’ 이재명 [정치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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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휴가’ 윤석열, ‘워케이션’ 이재명 [정치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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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반려견 바비와 함께 앉아 서류를 읽고 있는 사진을 지난달 14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대통령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반려견 바비와 함께 앉아 서류를 읽고 있는 사진을 지난달 14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대통령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 정도면 사실상 ‘워케이션’(워크+베이케이션의 합성어)을 떠나신 거라고 봐야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부터 첫 여름휴가에 나섰지만, 대통령실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와 역사적인 폭우에 대한 대응 등으로 대통령의 휴가가 ‘워케이션’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휴가지로 근무지를 옮겼을 뿐, 이 대통령이 각종 국정현안을 보고받고 시스템을 구축해 화상회의를 여는 등 여름휴가 역시 업무의 연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부터 오는 8일까지 일주일간 경남 거제 저도의 대통령 별장 ‘청해대’에 머물며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워커홀릭’으로 알려진 이 대통령은 국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휴가 반납까지 고려했지만, 대통령실 참모진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휴가를 보장하고 휴가를 통한 내수 진작 독려 등을 위해 휴가를 가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국정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온전히 재충전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번 달 안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극한 호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6∼20일 이어진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전국에서 26명(사망 14명·실종 1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이달 들어서도 호남 지역에 집중 호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재난 대비와 피해 상황 점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가위기관리센터와의 화상회의가 가능하도록 지난 3일 밤 이미 시스템을 구축해둔 상태”라며 “상황이 시급해질 경우 휴가를 반납하고 국정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오래 함께 일한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평소 성격을 고려할 때, 비 피해가 심각해지면 당장 용산으로 복귀하지 못하더라도 휴가지 인근으로 현장 시찰을 나설 수도 있다고 본다”고 얘기합니다.



이 대통령 역시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밤부터 전국적으로 또다시 많은 비가 예보되고 있다. 아직 지난달 발생한 폭우 피해가 복구되지 못한 곳들도 많아서 우려가 크다”며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는 ‘선조치 후보고’의 원칙 아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 행정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달 말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일 마무리하지 못한 한미 관세협상 세부 사안들이 이번 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국방비 증액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미동맹 현대화’ 등 안보 관련 현안과 미국 쪽과 말이 엇갈리고 있는 농축산물 추가 개방 여부 등 주요 의제들이 여럿 남아있습니다. 오는 15일 광복절에 열릴 예정인 국민임명식 행사의 메시지를 준비하고 이날 발표될 대통령 특별사면 명단 등도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 대통령의 ‘워케이션’ 여름 휴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골프·음주’ 여름 휴가와도 비교됩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휴가 당시 ‘안보휴가’를 간다며 군부대를 방문했지만, 부대 안 골프장에서 3일 동안 ‘비밀 라운딩’을 즐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바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윤 전 대통령은 폭염으로 휴장 중이던 경남 진해의 한산대 체력단련장(군 골프장)을 열게 하고 오후 3시부터 4명이서 골프를 쳤고, 이튿날에도 5명이 골프를 쳤습니다. 대통령이 휴가 때 골프를 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지만, 폭염으로 휴장 중인 군 골프장을 열게 하고 소수의 인원이 비밀리에 즐겼다는 점에서 ‘황제골프’라는 비판을 샀습니다.



2023년 떠난 여름휴가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해군 함정에서 지인들과 함께 ‘해상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경남 거제 저도에 머물던 김건희 여사가 해군 함정인 ‘귀빈정’에서 노래방 기계와 폭죽놀이, 연예인까지 동원해가며 ‘호화 파티’를 즐겼다는 것입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내란 국정조사 특위’를 통해 이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추 의원은 “당시 파티에 참석한 해군 제독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며 “김건희 여사는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는 줄 몰랐다’, ‘자주 와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의혹 제기에 당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대통령 일정에 관련해서는 저희가 관여할 수 없다”며 “경호처에서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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