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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은퇴 앞둔 이범호 “안아주겠다” 인사에 김태균이 떠올린 2가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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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 상징… 김태균 “범호 형, 좋은 지도자로 성공 기대”
한국일보

한화 시절의 이범호(왼쪽)와 김태균.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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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37ㆍ한화)과 이범호(38ㆍKIA)는 프로야구 한화의 상징이었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01년 김태균은 한화에 입단한 첫해부터 1년 선배 이범호와 함께 ‘핫코너’ 1, 3루를 지키면서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했다. 둘은 2006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고, 2009년엔 국가대표팀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쾌거를 이뤘다.

둘의 동행은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 2010년 나란히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각자 길을 걸었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이범호는 소프트뱅크로 향했다. 일본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2011년 이범호가 KIA로, 2012년 김태균은 친정 한화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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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기 중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태균과 이범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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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시절 9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둘은 이후부터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마주했지만 우애는 여전했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야구가 잘 안 될 때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해줬다. 또 이번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한 이범호가 은퇴 경기를 다음달 13일 광주 한화전으로 잡은 이유도 친정 팀에 대한 생각과 절친한 동생 김태균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이범호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함께 뛰었던 김태균을 안아주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범호의 소식을 접한 김태균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23일 대전 삼성전에 앞서 김태균은 “(이)범호 형과 워낙 에피소드가 많아 전부 기억하기 힘들 정도”라면서 “선수 초년병 시절부터 함께했던 형이 떠난다고 하니까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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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당시 이범호와 김태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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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에 잠긴 김태균은 이범호와 함께 한 두 가지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2009년 WBC 대회 당시 한화에서 같이 뛰다 태극마크도 같이 달았다”며 “특히 일본과 결승전에서 범호 형이 상대 투수 다르빗슈 유의 공을 공략해 동점을 만들고 환호를 지르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2016년 타격 슬럼프가 잠깐 왔었던 KIA 원정 경기 때 형과 타격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상대 팀 소속인데도 서로 한 팀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온 만큼 내가 잘 안 되는 부분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해준 게 기억에 남는다”며 “옆에서 지켜 본 형은 좋은 형이었고, 좋은 선배였고, 좋은 선수였다. 그래서 팀은 떨어져 있었지만 거리감 없이 지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은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이범호를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범호 형은 지도자로서도 충분히 역량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한다”며 “그 동안 고생 많았고, 훌륭한 선수였던 것처럼 좋은 지도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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