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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②] 이정은 "서포팅롤 좋아, 연기는 내 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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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동백꽃 필 무렵’의 시청자들은 임상춘 작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임상춘 작가에 대해 “‘동백꽃 필 무렵’ 종방연 때 뒤늦게 나타났다. 스페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해서 바빴을 거다. 우리가 빨리 나타나라고 해서 밤 12시께 왔다. 배우들이 다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그래서 길게는 못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사람이다. ‘백희가 돌아왔다’를 보면서 작가님이 누굴까 궁금했다. ‘쌈, 마이웨이’ 때는 ‘백희가 돌아왔다’를 쓴 사람이라는 걸 몰랐다. 두 작품이 다르지 않나. ‘동백꽃 필 무렵’은 ‘백희가 돌아왔다’ 연정선인 느낌이었다. 아마 써놓은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 싶다. 작가님이 좋은 작품을 또 권해주면 달려갈 거다. 그런데 욕심이지 않을까. 그렇게 복이 있는 게 아니다. 지금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동백꽃 필 무렵’ 배우들과도 호흡이 무척 좋았다는 이정은. 그는 딸 역할로 출연한 공효진에 대해 “의상이나 소품이 놓일 때 자기 의견을 연출부한테 직접 전달하고 조율하더라. 디테일하더라. 주인공의 파워를 갖고 있다. 연기가 물처럼 흘러서 대사를 듣게 만든다. 둘이 주고받는 신들은 자연스럽게 했다. 너무 좋은 천재적인 배우다. 사람들이 왜 공효진 공효진 하는지 알겠다”며 칭찬했다.

강하늘과는 뮤지컬 ‘어쌔신’을 같이 해 친분이 있었다고. 이정은은 “인품을 잘 알고 있었다. 가짜 아니냐고 할 정도로 선하다. 부모님께 교육을 잘 받았다. 엄마 아버지가 잘 키웠다. 사위로 삼고 싶다. 그런데 그런 용식이 같은 남자가 있을까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강하늘은 그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다. 반듯하게 봤는데, 사투리 하니까 세상 아저씨 말투가 나오더라. 군대 다녀오더니 변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 이미지는 예상했지만, 능글능글한 모습은 생각을 못 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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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지금은 연애보다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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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 후 영화 ‘와니와 준하’(2001)로 스크린에 발을 디뎠다. “처음엔 발연기였다”고 말한 이정은은 “그래도 그대로 멈춰있지는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어떻게 보면 다소 뒤늦게 빛을 본 것이 아쉽지 않을까.

이정은은 “지금이 좋다”며 “얄팍한 마음이 있었다면 자만하지 않았을까. 지금은 침착하다. 상 받으면 어머니에게 갖다 드린다. 집에는 상패 없게 한다. 상이 가까이 있지 않게 한다”고 설명했다.

차근차근 조연부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이정은. 누군가를 돕는 역할이 좋다고 밝힌 그는 “누굴 돕는 서포팅 롤이, 조연이 좋더라. 조연이라는 건 굉장히 배우로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게 만들어준다. 그 사람이 주연을 빛나게 한다. 그런 역할들 덕에 이야기가 풍요로워진다. 인생에도 서포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제 배우 하길 잘했다고 생각할까. 이정은은 “장면이 잘 풀릴 때 운명처럼 이 일을 하길 잘했다.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신이 잘 풀릴 때 하느님에게 감사하다. 따로 종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일은 운명 같은 일이다 싶다. 안 풀릴 때는 신에게 너무 하다고 그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잘 풀리는 순간이 올해는 꽤 있었다”며 “평생 갈지 모르지만 이 일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안 찾을 때도 연기를 좋아했다. 결과가 늘 잘 나오길 어렵다. 그런데 좋았다. 다른 일 했을 때보다 좋다. 연기는 제 천직”이라며 ‘연기’를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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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스스로 본능적인 배우는 아니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긴 무명시절에도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다는 이정은. 때로는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일이 안 되고 연애가 안 될 때는 우울하기도 했다. 45살 이후로는 연애를 못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은 연애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그는 “지금이 좋다. 안정기다. 연애는 감정이 들어가니까”라며 “연애를 쉬니까 일이 잘되더라. 저는 중간이 안 된다. 어머니도 행복하다고 한다. 연애 안 하고 혼자 사는 게 좋다고 하더라. 부모님만 생각하면서 사는 게 좋다고 하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정은은 ‘비혼 주의자’는 아니라며 “사랑은 풍부할수록 좋다. 그것에 에너지를 쏟을 상태는 아니다. 연애는 또 기회가 오지 않겠나. 그때는 작품을 적게 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금의 전성기를, 황금기를 즐기면서도 언젠가 쉬는 순간이 오게 될 거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이정은.

그는 “연기를 잘하는데도 쉬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 저도 작품이 없는 순간이 올 거다. 저만 행복하면 안 된다. 후배들도 잘 돼야 한다. 어떤 사람이 많이 쓰이고 소비되면 쉴 때가 오지 않겠나”며 “연극판에서도 겪었고 여기서도 예외 없이 겪을 거다. 그래서 사람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 번 썼던 사람이 그래도 제가 생각나서 기회를 준다면 좋지 않겠나”며 미소 지었다.

스스로를 “본능적인 배우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정은. 평소 반려견과 산책을 즐긴다는 그는 “한 작품을 할 때마다 산책하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준비된 것을 표현하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이정은은 “집에 돌아가면 삶에 충실하고 일할 때는 연기에서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한다. 공감을 자아내고 미움 받아야 하는 역할이면 미움 받고 자기 본분에 맞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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