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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20년 동반자' 봉준호X송강호, 조연출·단역 시절부터 황금종려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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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노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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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봉준호 감독./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송강호 콤비가 결국 해냈다. ‘영혼의 단짝’이라 불리는 두 사람이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들어 올렸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 감독은 “‘기생충’이 나에겐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가 가능했던 건 함께한 아티스트들 덕분이다. 무엇보다 위대한 배우가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지 못할 영화였다. 나와 함께해준 ‘동반자’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넘기겠다”며 가장 먼저 송강호를 찾았다. 시상식 직후 봉 감독은 무릎을 끓고 송강호에게 트로피를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기생충’은 봉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두 사람은 ‘살인의 추억'(2003)부터 ‘괴물'(2006), 설국열차(2013), 기생충(2019)까지 네 편의 작품을 함께했다. 칸 과의 인연은 두 번이다. ‘괴물’이 비공식 감독주간에 초청됐으며, 13년이 지난 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안았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기생충’ 제작보고회에서 봉 감독은 “16년 동안 4편의 작품을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영화의 어떤 역할을 부탁드리기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송강호 선배님과 영화를 찍으면 더욱 과감해지고, 의지가 된다. 이번에도 너무 좋았다. 메시와 호날두가 경기에 존재하면 작은 동작 하나로도 경기의 분위기와 수준을 다르게 만든다. 송강호 선배님은 배우로서 그런 존재다. 영화 전체의 흐름을 규정해버리는 선배님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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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배우 송강호를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라고 말했다./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송강호 또한 “‘살인의 추억’이 2002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니, 거의 20년 동안 알고 지낸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적인 믿음도 있겠지만 봉 감독이 추구하는 작품의 세계와 비전이 감동적이고 감탄스러운 부분이 많다. 작업을 할 때 은근히 즐기면서 한다. 어떤 창의적인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은 예술가로서 경지가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봉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은 꽤 오래 전부터였다. 봉 감독이 조연출, 송강호가 단역배우였던 시절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걸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에서 변영주 감독은 “송강호가 봉 감독이 조감독을 맡았던 영화의 단역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 당시에 봉 감독이 송강호에게 ‘언젠가 꼭 하고 싶다’고 직접 말했단다”라고 일화를 전했다.

몇 년 후, 송강호는 ‘넘버3’ ‘쉬리’ 등의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존재감을 높였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 이전에 뚜렷한 흥행작이 없었다. 봉 감독이 송강호를 찾았을 때, 예전 일을 기억한 송강호가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두 사람이 함께한 ‘살인의 추억’은 51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영화계는 봉준호와 송강호라는 보석을 발견하게 됐다. 두 사람은 ‘살인의 추억’으로 대종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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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함께한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


봉 감독과 송강호는 ‘괴물’을 통해 첫 1000만영화 감독과 배우가 됐다. 또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는 영광도 안게 됐다. ‘설국열차’도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오는 30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기생충’의 흥행에도 관심이 쏠린다. 칸에서 거둔 성과가 국내 흥행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함께할 때의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기생충’ 이후엔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지 기대되는 이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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