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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치명적 실책→120마일 타구 작렬, 배지환 절친 크루즈의 ‘분노의 스윙’ [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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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업됐을 때 누가 가장 반겨줬는가?”

22일(한국시간) 빅리그에 콜업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지환에게 이렇게 묻자 미소와 함께 바로 옆 라커를 가리켰다. 오닐 크루즈(25)의 라커였다.

크루즈는 피츠버그에서 배지환과 가장 친한 동료중 한 명이다. 배지환의 원래 포지션이 내야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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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22일(한국시간) 경기에서 수비 실책을 타석에서 만회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크루즈는 이제 네 번째 빅리그 시즌이지만, 다사다난한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은 발목 부상으로 9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번 시즌은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다 5월 들어 OPS 0.883을 기록하며 반등하고 있다.

2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회초 수비에서 평범한 뜬공 타구를 놓쳐 주자 두 명을 들여보냈지만, 타석에서 3안타 1타점 기록하며 이를 만회했다. 특히 9회 동점 2루타를 때리며 팀의 7-6 역전승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스윙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1회 안타 타구 속도 120.4마일, 그리고 9회 2루타는 121.5마일이 나왔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타구 속도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뜬공을 놓친 것 때문에 굉장히 화가 난 상태였다.”

경기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크루즈는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렇게 강한 타구는 2022년 이후 처음이라 밝힌 그는 “화가 난 것이 강한 타구가 나오는데 일부 영향을 미친 거 같다”며 ‘분노의 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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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피츠버그에서 배지환과 가장 친한 동료중 한 명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1회 크루즈가 놓친 뜬공 타구는 위치가 약간 멀긴했지만, 그래도 평범한 타구였다. 데릭 쉘튼 감독은 “잡았어야하는 타구였다. 선수도 그렇게 말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크루즈는 “햇빛에 타구 위치를 놓쳤다. 뒤늦게 대응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며 햇빛에 타구를 놓쳐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회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왔을 때 로페즈 코치님이 내게 와서 ‘걱정하지 마라, 다음 타구를 잡으면 된다. 분위기를 바꾸자’며 격려를 해주셨다. 그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며 멘디 로페즈 내야 수비 코치의 조언이 정신을 다잡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9회 동점 적시타를 때리며 빅이닝의 화룡점정을 찍었던 그는 “모든 동료들이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도 집중해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그저 좋은 타구를 날려 동점, 혹은 역전을 만들자는 생각만 했다”며 9회 동료들이 보여준 모습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콜업해 활약중인 닉 곤잘레스, 그리고 이날 합류한 배지환에 대해서도 “많은 옵션을 갖고 있는 동료들”이라며 칭찬했다. “정말 좋은 선수들이고, 그들이 뛰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잘 치고, 잘 뛰며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에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 매 경기 공을 떨어뜨려야 할 거 같다’는 취재진의 농담섞인 질문에 웃으면서 “그래야 할 거 같다”는 말을 남겼다.

쉘튼 감독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며 크루즈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 실수가 나머지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하는 모습이었다. 계속해서 좋아지고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이유로 나는 그가 자랑스럽다”며 젊은 선수의 성장을 반겼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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