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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아웃카운트 2개 남기고 마무리에 특급 신인까지 호출, 험난했던 두산의 9회초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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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어느 정도 승패가 기울어진 상황이었지만,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면서 선수들과 팬들 모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두산 베어스가 2연승 달성과 함께 불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8-6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두산의 시즌 성적은 27승2무21패가 됐다.

두산은 초반부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1회말 김재환의 선제 투런포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데 이어 2-1로 앞선 3회말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7-1까지 달아났다. SSG가 4회초 1점을 따라붙자 '캡틴' 양석환이 4회말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다시 격차를 벌렸다.

SSG와 두산 모두 5회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고, 8회말까지 스코어엔 변함이 없었다. 그 사이 두산 선발 최원준은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고, 이교훈과 박정수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그렇게 두산은 지난해 9월 27일 더블헤더 2차전(문학)부터 이어진 SSG전 6연패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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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8-2로 앞선 9회초에도 투수 교체 대신 박정수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필승조를 소모하지 않고 경기를 마치겠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계산이었다. 하지만 박정수는 선두타자 최준우의 내야안타, 최지훈의 1루수 땅볼로 1사 1루를 만든 뒤 대타 강진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여기에 후속타자 최정에게 3점포를 맞으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홈런 한 방에 두 팀의 거리는 3점 차가 됐다.

그러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이영하였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이 5회까지만 이닝을 끌어준다면 (이)영하도 있고 (박)정수도 있고 (이)교훈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승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불펜투수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영하가 1사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내줬고, 두산 벤치는 마무리 홍건희 카드를 꺼냈다. 더 큰 문제는 홍건희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1사 1루에서 한유섬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고, 1사 1·2루에서 고명준의 1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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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벤치는 '고졸 신인' 김택연까지 호출했다. 이번엔 교체 카드가 통했다. 김택연은 1사 1·2루에서 김민식에게 땅볼을 유도했고, 유격수 전민재-2루수 강승호-1루수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완성됐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리드를 지켰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홍건희와 김택연이라는 필승조 자원을 모두 소진했다. 두 투수 모두 10구 이하로 던진 만큼 체력 소모가 크진 않았으나 사령탑이 원했던 시나리오는 이게 아니었다. 연승에 대한 기쁨보다 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큰 두산의 화요일 밤이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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