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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방출설' 김민재 가슴 아픈 고백…"뮌헨서 내적 갈등, 더 강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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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곳 뮌헨에서는 내가 장점이라고 여긴 것들이 항상 필요한 건 아니었기에 내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이 한마디에 고생한 흔적이 묻어난다. 지난해 여름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30억원)에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 얘기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뮌헨이라는 세계 굴지의 팀에서 축구인생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괴물 수비수'라는 닉네임이 다소 무색할 정도였다.

김민재는 2023-2024시즌 뮌헨에 입단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직전 시즌 나폴리를 1990년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시절 이후 처음으로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상도 받으며 특급 수비수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직후 그를 전세계 10대 센터백 안에 올리는 일이 흔했다. 뮌헨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탄탄대로일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뮌헨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기본으로 컵대회 혹은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트로피도 들어올릴 수 있는 팀이어서 김민재의 한국 선수 사상 첫 빅리그 복수의 팀 우승도 가능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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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생각은 전반기까지만 맞았다. 김민재는 시즌 중반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리더니 이런저런 실책성 플레이도 곧잘 범했다. 전반기 부상 치료에만 전념하던 네덜란드 국가대표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후반기에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토트넘에서 뛰다가 방출된 잉글랜드 전 국가대표 센터백 에릭 다이어가 임대로 온 뒤 김민재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차지했다. 어느 새 뮌헨의 센터백 듀오는 더리흐트-다이어 콤비로 변했다.

게다가 시즌 막판엔 축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도 겪었다. 지난달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2-2 무승부)은 김민재에게 '치명타'였다. 김민재는 자리를 지키지 않고 섣부르게 움직이다가 결과적으로 두 골이나 내줬고, 결국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전반전엔 상대 공격수 비니시우스를 밀착마크한다고 수비라인을 깨고 전진하다가 상대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의 패스 한 방을 뮌헨이 무너졌고 비니시우스에 실점했다. 이어 후반엔 상대 공격수 호드리구에 다소 어처구니 없는 반칙을 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뮌헨은 잘 싸우고도 김민재 실수 2번으로 인해 2-2로 비겼다.

당시 뮌헨을 이끌던 투헬 감독도 1차전 뒤 화를 참지 못했는지 김민재가 "너무 탐욕스럽게 수비한다"며 공개 비판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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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21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라인을 깨트리면서까지 공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뮌헨과 맞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레알 마드리드전 상황도 회상했다.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난 항상 신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그러나 (투헬 감독의 비판 뒤) 경기 중 망설이는 순간이 많아졌다.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이전에도 김민재를 대놓고 거론한 것은 아니었으나 "풀백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센터백이 있다"며 김민재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김민재는 덧붙였다. 김민재는 챔피언스리그 탈락이 확정된 다음에 치른 분데스리가 경기인 볼프스부르크와 홈 경기에도 선발 출전, 보다 절제된 플레이를 펼치며 75분을 소화하고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다만, 경기 후반 발목을 접질려 교체됐고 리그 최종전에 뛰지 못했다. 지난 18일 호펜하임 원정에서 김민재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고 그렇게 시즌을 마쳤다.

김민재는 프로 첫 해 전북 현대에서부터 주전을 놓친 적이 없다. 늘 '최고'였다. 이어 베이징 궈안,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나폴리에서도 베스트일레븐 중 한 자리를 항상 그의 몫이었다. 그런 김민재가 선발 자리를 잃고, 결정적 실수를 범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연히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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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 직접 통화한 뒤 데려온 투헬 감독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김민재는 자신 탓을 했다. 김민재는 "전술적인 관점에서 감독님의 요구를 더 잘 이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실패 원인을 냉정하게 짚었다.

혹독했던 데뷔 시즌은 이제 끝났다. 새 출발을 해야 할 때다. 그를 뮌헨으로 데려왔으나, 한때 그에게 실망했고, 마지막에는 그를 감싸 안기도 했던 투헬 감독은 성적 부진에 결국 구단과 결별했다. 독일 언론은 21일 잉글랜드 2부 번리를 지휘하는 뱅상 콤파니 감독이 차기 뮌헨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알렸다.

자신을 제대로 쓰지 못한 투헬 감독이 퇴단하고 백지경쟁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김민재도 마음을 다잡고 다음 시즌을 기약한다. 그는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해야 한다"면서 "한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뭐가 필요한지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와 약점을 통해 배우는 게 더 중요해졌다. 높은 수준의 경쟁을 하기 위해선 반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음 시즌엔 더 강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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