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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기회 놓칠 수 없었다” 슬롯 감독, 클롭 후임으로 리버풀 감독 선임 [오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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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의 감독이 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아르네 슬롯(45·네덜란드)감독이 위르겐 클롭(56·독일) 감독의 후임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사령탑을 맡게 된다.

리버풀은 21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아르네 슬롯 감독과 사령탑 계약에 합의했다. 슬롯 감독은 공식적으로 6월 1일부터 감독직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슬롯 감독은 리버풀의 첫 네덜란드 출신 사령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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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 감독이 위르겐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사진=리버풀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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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감독 또한 페예노르트를 통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리버풀)의 감독이 될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며 페예노르트 팬들에게 양해를 전하며 리버풀의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을 밝혔다.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약 한달전부터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슬롯 감독이 올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이례적으로 슬롯 감독 역시 에레디비시 리그가 진행중이던 도중에도 이같은 내용을 인정하기도 했다.

앞서 디어슬레틱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슬롯 감독은 “리버풀에서 좋은 이적 제안이 들어온 것으로 안다”면서 “페예노르트가 네덜란드에선 역대 가장 높은 감독 이적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리버풀 이적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 리버풀이 페예노르트에서 슬롯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선 900만 파운드(약 155억 원)내외의 위약금을 이적료 형태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버풀 감독직을 맡을만한 수많은 예비 감독 후보 인사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보드진이 ‘슬롯의 시대’를 강력하게 원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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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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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리버풀에서 그 위대한 시기를 만들었던 클롭 감독의 후임이다. 당연히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인선이다. 클롭 이후 다음 시대를 맡긴 배경은 무엇일까.

리버풀은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네덜란드)에서 3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리버풀에 합류한다”라며 “그 기간에 2022-2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고 두 차례 ‘에레디비시 올해의 감독(2021-2022·2022-2023시즌)’으로 뽑혔다”며 현재 네덜란드 에데리비시의 가장 뜨거운 명장으로 떠오른 슬롯 감독의 이력을 소개했다.

실제 감독 이력이 5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은 슬롯 감독은 빠른 시일내에 유럽축구계가 주목하는 신진 감독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2019-20시즌 AZ알크마르(네덜란드)에서 감독직을 맡아 사령탑으로 데뷔한 슬롯 감독은 첫 시즌 아약스와 우승경쟁을 펼치며 리그 2위에 올랐다. 이어 2021-22시즌부터 페예노르트 지휘봉을 잡아 바로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주제 무리뉴 전 감독이 이끌었던 AS 로마에 결승전서 아쉽게 패했지만 유럽 무대에 슬롯 감독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던 쾌거였다.

슬롯 감독은 이어 페예노르트를 2022-23시즌 리그 정상에 올려 놓으면서 UEFA 유로파리그 8강까지 이끄는 지도력을 과시했다. 아약스 천하였던 에레디비시에서 PSV까지 3강의 반열에 오른 것은 물론, 이들보다 훨씬 적은 클럽 규모에도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든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요즘 감독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나고 선수단 관리 등에도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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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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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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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버풀의 21세기 최고의 감독인 동시에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클롭 전 감독의 후임이란 점이 가장 큰 방해요소다.

클롭 감독은 지난 2015년 리버풀 부임 후 구단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발돋움했다.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를 통한 ‘게겐프레싱’으로 팀을 탈바꿈했고,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버질 반다이크, 앤드류 로버트슨 등 핵심 선수들의 영입과 성장을 통해 유럽 최정상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리버풀의 전설적인 인물인 밥 페이즐리, 빌 샹클리 등과 비교될 정도로 감독으로서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준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독주와도 같은 행보를 보여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에 대항할 수 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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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롭 전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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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리버풀을 이끈 클롭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FA컵 1회, 리그컵 2회, 커뮤니티 실드 1회, UEFA 슈퍼컵 1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회 우승을 차지하며 모든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특히 2019-20시즌 리그 우승을 거두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리버풀의 첫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오랜 기간 리버풀을 이끌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던 클롭 감독은 리버풀 통산 489경기 304승 100무 85패로 승률 62.2%, 경기당 평균 승점 2.07을 기록한 채 안필드를 떠나게 됐다.

클롭 감독은 최근 SNS까지 신설하며 리버풀과의 이별을 장식했다. 그는 “이별은 어렵지만, 좋은 시간을 추억하자”라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으며, 19일에는 영상을 통해 “2015년 10월 8일 구단에 온 뒤 여태까지 믿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팬들이 보내준 모든 응원에 감사 드린다. 이곳에서 나는 매우 행복한 시간을 보내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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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롭. 사진=리버풀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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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0일 리버풀의 리그 최종전에선 온통 클롭 감독을 기리는 목소리가 넘쳐났다. 당시 클롭 감독은 울버햄튼을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2-0 꺾는 승리를 지휘한 이후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했다.

당시 클롭 감독은 “나를 환영했던 것처럼 새로운 감독을 환영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첫날부터 모든 것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예정이다. 변화는 좋은 것”이라며 “이 팀은 현재 역대 최고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걱정할지, 열광할지는 여러분의 몫이다. 새로운 선택을 믿을지는 온전히 팬들의 몫이다. 오늘부터 나도 당신들 중 한 명이고, 계속해서 믿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후임으로 오게 된 슬롯 감독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면서 리버풀의 새로운 변화를 응원해주길 바랐다. 또한 리버풀의 앞으로의 방향을 믿으며 팬으로서 응원하겠다는 각오도 전한 클롭 감독이었다.

그러면서 클롭 감독은 리버풀의 대표 응원곡인 ‘You‘ll never walk alone’을 언급하며 “나는 리버풀에서 결코 외롭지 않았다. 언제나 감사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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