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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가장 행복했던 한 달 반"…'어깨 수술' 이정후 "실망스럽지만, 강해져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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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몸도 마음도 잘 회복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이정후가 LA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다. 어깨 수술을 권유받았다"며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는다. 2024년에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고 발표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의 어깨 및 팔꿈치 수술을 집도했던 저명한 의사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부문 사장은 "이정후는 2~3주 안에 수술받을 예정이며 6개월 동안 재활 과정을 거쳐 돌아올 것이다. 올 시즌에는 뛰기 어렵겠지만 의료진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에서 트레이너로 몸담았던 스탠 콘테도 "이정후가 공을 던지지 않는 쪽의 어깨를 다친 게 다행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후는 우투좌타라 왼쪽 타석에 서고, 오른손으로 공을 던진다.

이정후는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조기에 끝마치게 됐다.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1회초 수비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큼지막한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따라가 점프했다가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곧바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structural damage)이 발견됐다. 이정후는 여러 의료진을 만나 소견을 들은 뒤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빅리그 첫 시즌 이정후의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장타율 0.331, 출루율 0.310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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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 수술을 발표한 뒤 이정후는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ESPN 등 현지 취재진을 만나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 달 반의 시간이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번 시즌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다음 시즌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난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 야구 커리어를 통틀어 올해는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 중이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생각하려 한다"며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이디 사장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이정후에게서 좋은 점들을 많이 보았고,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며 "중견수로서 활약을 보며 공수에서 팀에 점점 더 힘을 실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정후가 완전히 회복한 뒤 2025년에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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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같은 우투좌타인 팀 동료 마이클 콘포토도 이정후에게 힘을 실었다. 콘포토는 2017년 9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2018년 4월 빅리그에 복귀했다. 2022년 4월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아 한 시즌을 통째로 흘려보냈다. 2023시즌 개막과 함께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콘포토는 이정후의 수술 소식이 발표되기 전 "공을 던지는 쪽의 어깨를 수술하고 재활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정후가 왼쪽 어깨를 다친 게 그나마 다행이다"며 "난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받아 어깨 재활에 성공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의학적인 기술이 더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후가 다친 다음 날 이정후에게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 곧 괜찮아질 것이다. 넌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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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KBO리그 시절 어깨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8년 6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슬라이딩 도중 왼쪽 어깨를 다쳤다. 정밀검진 결과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당시 빠른 속도로 재활했고 약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그해 10월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몸을 던져 타구를 잡다가 왼쪽 어깨를 또 다쳤다. 결국 11월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당초 복귀까지 6개월가량 걸릴 것이라 전망했지만 4개월 만에 돌아와 2019년 정규시즌 개막전을 무사히 소화했다.

이후 이정후는 수술 후유증 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KBO리그를 정복했다. 매년 3할 타율을 훌쩍 넘기며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꾸준한 활약 덕에 지난 시즌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32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수술과 재활을 잘 마치고 돌아온다면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빅리그서 도약을 노릴 수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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