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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사소한 것까지 기억해주면 감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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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당연해서, 너무도 평범해서 그냥 지나치는 수가 있다. 그러나 그 작은 움직임에도 분명 아주 감동적인 디테일이 살아있다. 우리가 쉽게 놓치거나 관심을 갖지 않아서 이다.

얼마 전 서원밸리 그린콘서트 행사 때 입을 옷을 구입하기 위해 캘러웨이 어패럴 매장을 들렀다.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많은 디자인과 컬러의 옷을 고른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 한 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직원이 다가와서 "제가 국장님 처음 뵀을 때 입었던 G브랜드 옷이 인상적이었고 너무도 잘 어울려서 그 어떤 옷을 입어도 다 소화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내게 해준 칭찬과 관심 때문이었을까 평소보다 옷을 고르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고 쉽게 디자인과 컬러가 선택됐다. A직원은 이곳에 오기 전에 명품 G사에서 근무했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에서 근무해서 사소한 것까지도 기억해주나'라고 생각했지만 개개인의 남다른 시선과 노력의 결과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의 고민과 마음을 잘 읽어내고 특히 나를 기억해주는 그 사소함에 감동하고 그 감성은 충성고객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최고의 품격을 지니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생각은 쉽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가 않다.

서원밸리 골프장 식당에 가면 유난히 나의 왼손잡이 특징을 파악해서 수저 세팅 그리고 나만의 자리까지 파악하는 직원이 있다. 수저는 반드시 왼쪽에 세팅하며 앉는 자리도 항상 왼쪽으로 안내한다. 이런 사소함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말할 수 있지만 고객의 습관을 기억해 주는 것만큼 놀라운 감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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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들은 어릴 적부터 부모로부터 오른손으로 고치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고쳐야 할 것은 왼손잡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편견인 것이다. 그런 편견을 듣고 자란 사람들에겐 이 특별한 서비스는 감동이 배가 된다.

영화배우 황정민은 모든 골프 샷은 오른손 클럽으로 하지만 퍼터만큼은 꼭 왼손으로 한다. 황정민을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보면 왼손으로 퍼트하는 것을 의외로 모르고 있었다. 사소한 행동과 습관을 기억해주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다.

한 번은 베어크리크 골프장에서 캐디 분이 블랙커피를 타 주면서 믹스커피 안 드시지 않느냐고 해 깜짝 놀랐다. 언젠가 라운드를 같이 나갔었는데, 손님의 사소한 취향까지 기억해주는 모습은 감동이었고 라운드 내내 참 행복했다.

그런가하면 얼마 전 그린콘서트 준비 때문에 가수 박 군과 통화를 했다. 그는 그 잠깐의 통화 중, 목소리에서 피곤과 지침을 파악하고 힘내라며 산삼을 보내왔다. 먹는 법까지 친절하게 써서 보냈다. 박 군은 수시로 여러 건강식을 보내온다. 피곤해질 때를 기가 막히게 알고 보낸다. 수많은 연예인들과 친분을 쌓아오고 있지만 주는 것 보다 받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은 박군이 유일하다. 그래서일까 어디를 가도 박군의 싹싹함과 남에 대한 배려 그리고 나누려는 따듯한 마음에 대한 칭찬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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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큰 인물들을 보면 참 사소한 것까지 잘 챙긴다. 서원밸리 최등규 회장은 직원의 이름은 물론 근무부서와 가족 사항까지 기억한다. 직원이 3000명이 넘는데, 얼마 전 아들이 취직을 했고, 아이가 돌이 지났다며 코스에서 디봇 정리를 하는 비정규직 직원에게까지 축하를 해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에이핑크 멤버이자 가수 겸 배우 정은지는 그 사소한 것까지 잘 챙기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오는 5월 말과 6월 초에 국내와 대만, 홍콩에서 팬 미팅을 하는 정은지는 늦은 밤 전화한 직원에게 "왜 이렇게 늦게까지 일을 하느냐"면서 비타민세트, 치킨세트, 기프티카드까지 보내왔다. 직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정은지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로움까지 기억해 직원을 응원해 준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은지의 따듯함과 세심한 마음 씀씀이는 늘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그냥 풀이었다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된 이치와 같다. 나를 기억해주고 이름을 불러준다면 우린 감동할 것이고 힘을 얻을 것이다.

블랙커피를 기억해준 캐디, 나의 왼손잡이 마음을 헤아려 주는 식당 직원, 지친 마음에 힘을 주는 가수 박 군, 직원으로서 당연한 일임에도 응원의 선물을 보내는 가수 정은지가 답이다. 그 사소한 것까지 챙기려는 마음이 물질보다 더한 가치를 지니게 한다는 것을.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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