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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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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펫과 재즈에 담은 "따뜻함"...심창민 첫 뮤지컬 '벤자민 버튼', 눈여겨볼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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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로 데뷔하는 심창민의 도전부터 무대 위 퍼펫의 활용, 재즈풍 음악, 따뜻한 이야기까지. 주목할 지점이 많은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다.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뮤지컬 '벤자민 버튼'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조광화 연출, 문수호 퍼펫작가, 이나오 작곡가, 심새인 안무가, 배우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참석했다.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한다.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과 인간의 생을 조망한다.

2021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조광화 연출이 극작과 연출을 맡으며, 작곡은 이나오 작곡가가 참여했다. 제작은 EMK뮤지컬컴퍼니가 맡았다.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은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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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은 무엇보다도 따뜻한 대본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을 볼 때 한 번에 후루룩 달려갔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 어긋남 같은 것들이 가슴에 훅 들어오더라. 따뜻한 대본 봐서 행복했다"고 전했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심창민의 뮤지컬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늦바람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 그는 "그동안 기회가 닿지 않았었고 연이 안 되다 보니 못했었다. 이번 작품은 소설, 영화에서도 너무 매력적이었다"라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조광화 연출에 대한 믿음도 컸다. 심창민은 "조광화 연출님과 하면 많이 배우고 귀한 작업할 수 있을 거라고 친구 조규현이 얘기했다. 규현 씨의 조언 듣고 참여하게 됐다"고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러나 첫 도전인 만큼,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이에 최대한 많은 연습 시간을 가져가며 노력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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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하던 춤, 노래와는 많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어느 배우들보다도 무엇 하나 나은 게 없는 신인이었다. 어떻게든 이분들과 호흡하고 같이 무대에서 좋은 무대 만들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생각보다 더 어렵고 고통스러웠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제작진, 배우분들 덕분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라며 "관객들께 전해드리고픈 '삶의 스윗 스팟'이라는 소재를 이 작품 통해 찾은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벤자민 버튼'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퍼펫을 활용한 무대 연출이다. 특히 벤자민 역 배우들은 목각 퍼펫을 직접 조종하며 연기하고 노래한다.

조광화 연출은 먼저 "벤자민의 이야기가 매혹적이지만 무대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봤다. 전 연령을 보여줘야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무대에서 CG나 특수분장을 계속 쓸 수도 없고, 여러 연령대 배우를 쓸 수도 없었다"라며 고민했던 지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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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국에서 퍼펫을 활용한 공연을 봤다는 그는 "퍼펫도 살아있는 생명처럼 보일 수 있구나, 감성, 감정이 보이는 인물이겠구나 해서 퍼펫으로 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라고 아이디어를 얻은 과정을 전했다.

조 연출은 또한 "완전한 생명체 만들고픈 욕심에서 시작했지만 인간의 섬세함을 따라갈 수 없는 지점은 있었다. 오히려 비우고 거리를 두고 퍼펫을 나이 대변의 장치, 놀이성, 슬로모션이나 극단적 표현들에 차용하면 배우는 더 자유로워져서 표현에 집중하기보다 정서에 더 몰입할 수 있다고 봤다"라고 장점을 어필했다.

이를 위해 마리오네트의 본고장 체코에서 퍼펫의 진수를 체득한 오브제 아티스트 문수호 작가가 힘을 보탰다. 그는 "디자인 자체를 정할 때 1920년대 미국 일러스트나 코믹스에서 따왔다"라며 디자인 포인트를 소개했다.

나무 소재로 제작한 것에 대해 조광화 연출은 "움직임이 어렵지만 하나하나 공들이는 정교함, 나무가 주는 친근함, 따뜻한 정서가 작품에 필요했다. 나무가 그런 점에서 용이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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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배우들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특히 김성식은 퍼펫에 몰입하고 다시 분리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퍼펫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웠다. 마음이 퍼펫으로 함께하다가 빠져나와서 나로서 해야하는 부분들, 연습 과정에서 쉽지 않았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넘버는 1920년대 재즈풍의 음악이 주를 이룬다. 넘버를 만든 이나오 작곡가는 "다양한 재즈풍의 음악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 퍼펫으로 그려지는 판타지 표현하는 색채들을 조합하려고 했다. 1920년대 클래식 뮤지컬 작품들도 많이 떠올랐다. 재즈와 클래식의 조합으로 된 감성의 음악들이 많이 다가왔다"라고 콘셉트를 소개했다.

음악은 특히 극중 재즈클럽 여가수 블루 루 모니에의 목소리로 매력이 더해진다. 블루 역에는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출연한다.

김소향은 특히 블루의 마지막 넘버인 '불안에의 초대'를 눈여겨봐달라고 전했다. 그는 "그 노래 하나만을 위해 이 공연을 택했다.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2시간 가까이 달려간다고 생각하면서 한다. 가사를 보면 정말 너무 아름답다. 산다는 것에 대해 아름답게 정의해준다"라며 "관객들과 늙어감에 대해 많은 것을 공감하고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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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의 캐릭터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은미는 유럽계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혼혈을 부르는 말인 '크레올'이 가진 의미를 짚었다. 그는 "재즈시대 백인과 흑인 사이 태어난 아이를 말한다. 소외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시간이 거꾸로 가는 벤자민과도 접점이 있다"라며 "나약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이아름솔도 "내면에 상처가 깊은 친구"라고 정의하며 "그 상처를 통해 누군가를 할퀴거나 공격하는 게 아니라 아픔을 가진 누군가를 보듬고 치유해 주는 따뜻한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김소향 역시 "결함이 있는 소녀가 자라고 성장하면서 따뜻한 사람 만나고 치유되고, 그 과정에서 성숙한 여인이 된다"라며 "우리 모두 각자가 소외되고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지 않나. 그런 사람이 다른 결함 가진 누군가와 만나서 따뜻해지고 완전해진다. 그 과정을 따뜻하게 다룬 작품"이라고 어필했다.

한편 지난 11일 개막한 '벤자민 버튼'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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