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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단독] "사우디 골프 대중화 고민, 한국서 답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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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전 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골프사우디'를 이끄는 노아 알리레자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코오롱그룹이 후원하고 골프사우디가 주관하는 아람코 팀 시리즈를 통해 한국 골프와 긴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8일부터 닷새간 알리레자 CEO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사용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2월 골프사우디의 수장이 된 그가 처음 한국을 방문한 만큼 수많은 한국 골프계 관계자들과의 미팅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알리레자 CEO는 지난 12일 경기 고양시 뉴코리아CC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열정적인 골퍼들과 스크린골프 등 한국 골프만이 갖고 있는 특별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골프 보급과 발전을 통해 사우디 국민의 체력 향상에 기여하고 우수 선수를 양성하는 단체인 골프사우디는 사우디의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 계획 중 하나인 골프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사우디가 골프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모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알리레자 CEO는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 중 대부분이 골프를 중요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생각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골프처럼 효과적인 스포츠가 없다. 여러 나라 중에서도 골프와 비즈니스가 가장 연관돼 있는 게 한국이라고 들었다. 골프사우디의 최종 목표가 골프 대중화와 함께 지속가능한 골프 경제를 만드는 것인데,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내심과 정직함 등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스포츠가 골프다. 특히 어렸을 때는 골프를 통해 인격적으로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아이가 골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사우디가 팀 아람코 시리즈를 그동안 골프 대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프로 골퍼 3명에 아마추어 골퍼 1명 등 4명이 한 팀을 이루는 단체전으로 진행하는 것도 비즈니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알리레자 CEO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프로 골퍼처럼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생각한다. 이러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게 팀 아람코 시리즈의 단체전"이라며 "아마추어 골퍼가 팀 성적에 해를 끼치지 않고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진행돼 부담감도 없다. 프로 골퍼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다는 특별함이 있는 만큼 팀 아람코 시리즈 인기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기간 수많은 미팅이 진행됐다고 밝힌 알리레자 CEO는 한국 골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인구의 10% 이상이 골프를 치는 한국은 이미 골프 대중화가 진행됐다. 사우디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대한골프협회(KGA) 관계자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리는 특정 나라를 따라잡는 것이 아닌 유일무이한 골프 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과 함께 골프사우디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 골퍼를 꿈꾸는 학생 선수를 늘리기 위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골프사우디는 과거 한국처럼 스타 선수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박세리와 최경주, 박인비, 양용은 등이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친 뒤 골프에 대한 관심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알리레자 CEO는 "사우디에서 골프가 인기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영웅으로 불릴 만한 스타가 있어야 한다. 박세리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박세리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선수들이 10년 뒤 최고 활약을 펼쳐 한국이 골프 강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 10년 뒤에는 사우디를 대표하는 선수가 한국 선수들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오래전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는 최근 더욱더 긴밀한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인프라 분야에 한정돼 있었다면 지금은 기술, 스포츠, 문화 등으로 확대됐다.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한 단계 발전됐다"며 "아람코 팀 시리즈를 포함해 골프사우디와 여러 일을 함께한다면 한국이 골프 비즈니스 허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골프와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갈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골프사우디는 사우디를 골퍼들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확실한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현재는 골프장과 연습장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 사우디 전역에서 골프 관련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소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스크린골프 역시 그중 하나"라며 "스크린골프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기술력을 보기 위해 이곳에 방문한 이유도 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 뒤 골프계를 이끄는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증강현실과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골프 관련 연구개발(R&D)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려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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