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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한 달 넘게 감독 없는 꼴찌 전북, '설마'가 최악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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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멤버로 2승4무6패 최하위…선수들 심리적 타격 커

뉴스1

아쉬워하는 전북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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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 달 넘게 감독 없이 표류하고 있는 K리그1 전북 현대가 최하위까지 내려앉았다. 이미 좋지 않으나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진짜 위험하다. 대내외적으로 "설마?"하는 분위기지만, 그러다 최악까지 내몰린 사례들이 적지 않다.

전북은 지난 12일 안방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 2승4무6패(승점 10)로 꼴찌가 됐다. 최근 몇 년 전북이 아무리 좋지 않다고는 해도, 12라운드에 최하위에 자리한 건 예상치 못한 일이다.

전북은 지난달 6일 성적 부진으로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과 결별하고 박원재 감독대행 체제로 임시 운영 하고 있다.

빠르게 감독을 경질한 것은 다시 우승권과 경쟁하기 위한 단호한 승부수였다. 그런데 길어야 2~3경기 치를 것으로 보였던 '박 감독대행 체제'가 한 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으니 의아하다. 벌써 대행과 함께 7경기나 치렀다. 이번 시즌 전북이 치른 경기의 절반이 넘는다.

박 감독대행 체제에서의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최근 3연패를 포함해 2승1무4패다. 어디까지나 임시 사령탑인 박 감독대행이 팀 전체의 틀을 잡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초 전북은 발 빠르게 TF팀을 구성, 과거 전북에서 코치 및 감독대행까지 맡았던 한 국내 지도자와 계약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유력했던 계약이 내부 사정으로 불발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전북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감독 없이 추락하는 팀을 더 오래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 전북의 스쿼드 자체는 나쁘지 않다. 기존의 화려한 자원들에 티아고, 에르난데스, 이영재, 이재익, 김태환 등 리그 최고 수준 선수들을 데려왔다. 그러나 좋은 개개인의 능력이 팀으로서의 힘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출발부터 부진하며 팀 전체의 자신감이 떨어진 데다,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연패하며 심리적 타격이 더 커졌다. 선수들은 경직됐고 리드를 잡고 있어도 불안한 모습이다. 주전이 대거 이탈해도 어떻게든 결과는 놓치지 않았던 '잘 나가던 때'의 전북 DNA가 사라졌다.

이러면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전북인데, 설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북이 12라운드에 최하위까지 내려앉은 것 역시 모두의 예상 밖의 일이다.

과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몰렸던 FC서울도 그랬고 이미 강등돼 K리그2에 소속된 수원 삼성도 그랬다.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기 직전까지도 '설마'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결국 그 설마가 최악을 불러왔다.

전북은 최근 수뇌부 차원에서 새 감독을 포함해 구단의 새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긴 호흡도 물론 필요하겠으나 지금 당장 전북의 추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도 놓쳐선 안 된다.

몰락은 한 순간이다. 설마 싶을 때 빨리 흐름을 바꿔내지 않으면, 그 뒤에 돌이키기란 더 어려워진다. 새 감독이 왔을 때 따라갈 수 있는 승점 차이와 동력이 남아 있어야 한다.

그동안 새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던 박 감독대행도 수원FC전 후에는 "가능한 좋은 감독님을 빨리 선임하셨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지쳐있다"면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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