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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학교 도착하니 축하 퍼레이드…시험 잘 보고 골프 원없이 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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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컷 통과 돌풍 크리스 김
영국으로 돌아가 특별한 경험
SNS 팔로어 1만명 이상 늘어
졸업 시험 위해 비행기서 공부


매일경제

PGA 투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간 크리스 김(오른쪽)이 담임 선생님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크리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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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값진 성과를 내고 친구들, 선생님들, 선·후배들에게 축하를 받는 장면을 꿈꾼다. 크리스 김(한국명 김동한)이 지난 6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만 16세 7개월 10일의 나이로 대회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세우며 꿈꾸던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PGA 투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간 크리스 김은 지난 9일 평소처럼 학교에 방문했다. 크리스 김은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담임 선생님을 포함해 친구들이 “축하해 크리스”라고 박수를 쳐줬기 때문이다.

크리스 김은 “학교에서 축하를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이 사진도 찍자고 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중등교육과정(GCSE) 시험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공부에 전념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크리스 김은 “대회가 끝난 뒤 중요한 시험이 있어 머리가 아프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크리스 김은 “미국에서 영국으로 넘어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공부를 했다. 이곳에 도착한 뒤에는 골프와 공부를 병행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원없이 치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사업으로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크리스 김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2022년이다. 지난해 아마추어 최고 권위의 대회 중 하나인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페어해븐 트로피, 잉글리시 보이스 오픈 아마추어 스트로크 플레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그는 주니어 라이더컵에서 3승 1무를 거두며 특급 기대주로 거듭났다.

이제는 전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인 PGA 투어까지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컷 통과에 성공하자 PGA 투어는 크리스 김과 관련된 콘텐츠를 쏟아냈다.

크리스 김은 “TV에서 보던 선수들과 함께 경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는데 목표로 했던 컷 통과에 성공해 큰 주목을 받게 됐다”며 “무엇이든 처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 만큼 PGA 투어 데뷔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멀게만 느껴졌던 PGA 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은 특별한 한주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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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티샷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는 크리스 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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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20만여명 갤러리가 모인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조던 스피스(미국)가 기존에 갖고 있던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경신한 크리스 김은 화제의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수많은 관중 앞에서 처음 경기했다고 밝힌 크리스 김의 목소리는 여전히 들떠있었다. 그는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만큼 내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며 “가장 멀리 나간 드라이버 샷 거리가 339야드였는데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나온 것 같다. 이번 컷 통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크리스 김의 달라진 인기는 늘어난 SNS 팔로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는 “이번 대회 전과 후에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가 SNS 팔로어 수다. 2000명밖에 되지 않았던 팔로어가 1만2000여 명으로 늘었다”며 “몇 년 전 막연하게 준비했던 사인도 이번에 처음 선보이게 됐다. 사인 요청을 받았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했다”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역대 7번째로 어린 나이에 컷을 통과했다는 기쁨에 사로잡힐 수 있었지만 크리스 김은 2007년생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차분했다. 그는 “지금 잘 했다고 해서 나중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인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 치면 모든 게 따라오는 만큼 내실을 다져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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