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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신태용 퇴장 → 파리행 좌절' 인니, 올림픽 PO 기니에 0-1 패배…한국전 이후 통한의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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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딱 한 번만 더 이겼으면 됐는데 끝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를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시키려던 신태용 매직이 막을 내렸다. 9일 밤 10시(한국시간) 프랑스 클레르퐁텐 앙 이블린의 스타드 피에르 피바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아프리카 플레이오프에서 기니에 0-1로 패했다.

각 대륙 예선전에서 4위를 기록한 인도네시아와 기니는 파리 올림픽 본선에 나설 막차 티켓을 놓고 맞붙었다. 전력에 있어서는 인도네시아의 열세가 점쳐졌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탈락시켰던 저력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기적을 노렸다.

인도네시아는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체력부터 한계가 봉착했다. 최근까지 무더운 카타르에서 U-23 아시안컵을 소화하면서 힘이 많이 빠졌다. 더구나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 퇴장을 당했던 주전 수비수의 징계 여파가 이번 경기가 이어졌다. 이에 더해 소속팀 차출 문제에 있어서도 U-23 아시안컵까지만 허락을 받은 선수도 생기면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에 합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쉽지 않았던 도전이다. 신태용 감독도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 그리고 카타르에서는 25~30도 날씨였는데 파리는 11도 정도다. 선수단에 감기가 돌고 잠도 잘 못 잔다"며 "하지만 U-23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번에도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이 힘을 모아주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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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연한 각오로 기니전을 준비한다. 신 감독은 "경기의 내용이 어떨지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단지 인도네시아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각오만 다지고 있다"라고 오로지 결과에 초점을 맞췄다.

U-23 아시안컵부터 활용했던 5명의 수비를 최후방에 두는 방식으로 기회를 엿봤다. 예상대로 시작부터 공격을 주도한 쪽은 기니. 기니는 킥오프와 함께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한 데 이어 점차 좌우 측면을 활용해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에 집중하던 인도네시아도 전반 13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반드시 살렸어야 할 찬스에서 마무리 슈팅이 너무 약했다.

부상 변수도 나왔다. 전반 20분 제공권 다툼을 하던 주장 위탄 술라에만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치료를 받는 데 상당시간이 걸렸고, 머리에 붕대를 하고서야 다시 뛸 수 있었다. 투혼을 발휘한 술라에만인데 결승골을 내주는 큰 실수를 범했다. 경기가 재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페널티킥을 내주는 반칙을 범했다. 술라에만은 순간적으로 2대3으로 수비 숫자가 적어지자 무리하게 상대를 막으려다 발을 걸었다.

결국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헤타페에서 뛰는 기니의 공격수 모리바 쿠루마가 해결하면서 실점했다. 신태용 감독은 파울 전 기니 공격수의 오프사이드를 확인해 달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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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선을 내준 인도네시아는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신체 조건에서 열세에 통통 튀는 상대 플레이도 낯선지 공수 모든 부분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반 막바지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두 차례 기회를 잡았는데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했다.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의 슈팅은 벗어났고, 라파엘 스트라이크는 슈팅에 앞서 수비에 차단당했다.

오히려 전반이 끝나기 전 한 골 더 내줄 위기를 맞기도 했다. 최후방 수비수인 코망 테구가 볼을 잘못 처리해 기니에게 일대일 찬스를 헌납했다. 골키퍼 선방 덕분에 실점을 면했으나 인도네시아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계기가 됐다.

후반에는 몸을 날려 기니를 막았다. 후반 8분 골키퍼까지 제쳐지는 위험 상황에서도 2명이나 골 라인 앞에서 육탄방어로 추가 실점을 막는 투지를 발휘했다. 그러나 후반 25분 또 다시 수비 과정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신태용 감독은 볼만 건드렸다고 항의하다가 2개의 옐로 카드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다행히 기니의 페널티킥이 골대를 때려 추가 실점은 면했으나 신태용 감독이 부재하면서 인도네시아의 기적은 더 이상 없었다. U-23 아시안컵 4강에 오르면서 주어졌던 파리행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을 시작으로 이라크와 3-4위전, 기니와 플레이오프까지 통한의 3연패로 68년 만에 올림픽에 나설 기회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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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한국을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황선홍호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진이 결정됐을 때만 해도 한국의 여유로운 승리가 예상됐다. 한국은 올림픽 티켓이 걸린 이 연령대 예선에서 상위권 입상이 단골이었다. 이번 대회도 파리 올림픽 진출을 통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가는 걸 목표로 했다.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U-23 아시안컵 출전이 처음이다. 당연히 8강에 오른 것도 역사상 최초다. 신태용 감독도 준준결승 상대가 한국으로 정해지자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솔직히 힘들다. 항상 대회에 나가면 애국가를 부르며 최선을 다했는데 한국과 경기하게 돼 심리적으로 힘들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선의의 경쟁을 다짐한 신태용 감독은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황선홍호를 물러서게 했다. 준비성과 전술 어느하나 밀리지 않은 인도네시아는 전반부터 앞서는 놀라운 경기력을 과시했다. 그 결과 한국을 실력으로 제압했고, 인도네시아는 올림픽 진출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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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한국전 승리를 끝으로 인도네시아는 3연패로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달려온 것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를 따돌린 기니는 올림픽 본선 A조에 속해 개최국 프랑스, 미국, 뉴질랜드와 맞붙는다.

::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조편성

A조: 프랑스, 미국, 뉴질랜드, 기니

B조: 아르헨티나, 모로코, 이라크, 우크라이나

C조: 우즈베키스탄, 스페인, 이집트, 도미니카 공화국

D조: 일본, 파라과이, 말리,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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