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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오타니 전 통역, 치과치료 쓴다며 오타니에 8000만원 뜯어내…실제론 개인 착복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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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돈을 200억원 이상 횡령했다가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혐의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한 가운데 그의 새로운 범죄 혐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즈하라가 몸이 아프다며 오타니에 수천만원을 달라고 요구, 이에 오타니가 수표를 써줬으나 그 돈을 치료가 아닌 도박 자금으로 쓴 정황이 드러났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행태다.

미국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거의 1700만 달러(약 232억원)를 불법 이체했다는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즈하라는 은행 사기 1건, 허위 소득 신고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미즈하라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이 두 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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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2년 4개월간 오타니의 비밀번호를 이용, 그의 계좌에 접속한 뒤 은행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바꿔 은행이 계좌 이체를 승인할 때 오타니가 아닌 자신에게 전화가 오도록 하는 수법으로 오타니를 속였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은행 직원과의 통화에서 24차례에 걸쳐 오타니를 사칭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오타니 계좌에서 1697만5010달러를 빼돌렸다.

아울러 이날 검찰 발표에선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미즈하라의 범죄도 공개됐는데 오타니가 자신을 철썩 같이 믿는다는 점을 악용, 도박자금을 치졸한 방법으로 얻어냈다.

9일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해 9월 오타니에게 치과 치료를 위해 6만 달러(8220만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타니는 해당 금액의 수표를 발행해 그에게 줬다. 하지만 미즈하라는 그 돈을 치과 치료에 쓰지 않았다. 매체는 "미즈하라는 그 돈을 착복하고 대신 오타니의 직불 카드를 사용, 6만 달러 치과 비용을 대신 지불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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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상 6만 달러를 도박 등에 쓰거나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미즈하라가 오타니를 거의 현급지급기로 여기고 농락에 가까운 행태를 벌였다는 뜻이다. 병원 핑계를 대면서 돈을 사실상 뜯어낸 점에 MLB 팬들도 황당해 하고 있다.

미즈하라는 탈세 혐의도 받았다. 그는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 달러(55억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하는 등 전체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114만9400달러의 세금, 관련 이자와 벌금을 추가로 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다.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 내렸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피고인의 속임수와 절도의 규모가 엄청나다"면서 "그는 오타니의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위험한 도박 습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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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차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타니는 LA 다저스 데뷔 무대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해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았으나 암초를 만났다. 자신의 통역 미즈하라의 도박 및 절도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심지어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원)로 추정되는 금액을 오타니의 자금에서 꺼내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검찰 조사를 통해 횡령 금액이 23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리즈 1~2차전 사이에 미즈하라는 자신의 범죄를 다저스 선수단 앞에서 시인했다. 이어 2차전부터는 자취를 감췄다. 미즈하라는 통역은 물론이고 오타나의 개인 생활 상당 부분을 맡아 해결, 오타니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으나 이번 일로 야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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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는 오타니 계좌에서 돈을 빼돌려 도박한 것이 들통 나자 오타니가 송금 허락했다는 점을 진술해달라는 부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 타임스'는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서울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즌 개막전을 직후 늦은 밤 만나 직접 대화를 했다"며 "미즈하라는 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했다. 오타니에게 부탁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채무를 갚은 일도 없고, 갚았다고 감싸는 순간 공범이 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도 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부탁을 즉각 거부한 뒤 자신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를 회의실로 불러들였다. 보도에 따르면 발레로는 로스앤젤레스 변호사, 뉴욕 위기 커뮤니케이션 임원, 그리고 새 통역사를 포함해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명의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즈하라의 부인도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대화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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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LA 다저스는 호텔에서 회의를 마친 뒤 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간 뒤 검찰 조사를 받았다.

미즈하라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채무자들이 그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팀 잇페이' 셔츠를 단체로 입고 미국 애리조나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나타났던 일화도 미즈하라가 해고된 뒤 알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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