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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소강 상태 들어간 '하이브-민희진 사태'…영화 같았던 15일간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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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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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나갈 것이란 풍문은 사태가 발생하기 2주 전 업계에 흘러나왔다. "실체 없는 소문일 뿐"이란 업계의 시선과 달리, 양측의 갈등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태는 무속인, 사이비, 사재기 등 핵심 쟁점과 상관없는 이야기로 변질했다. 우려했던 진흙탕 싸움이 이어진 것. 사태가 터지고 약 15일이 지났다. 현재는 소강상태를 맞이한 하이브, 민희진 사태의 타임라인을 정리했다.

◆ 4월 22일

하이브-민희진 사태 수면 위


지난달 22일 하이브, 민희진 사태가 대국민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하면서다. 또한 하이브는 민 대표의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

◆ 4월 23일

민 대표 측의 첫 번째 반박 "원인은 아일릿"


23일 민 대표는 하이브 측에 소속 레이블 빌리프랩의 아일릿이 뉴진스를 따라 했다는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에 대한 보복성 감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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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5일

민 대표, 초유의 기자회견→ 여론 반전


민 대표의 주장이 사태의 불씨를 키웠고, 하이브 측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정황에 대한 증거를 내놨다.

하이브가 내놓은 증거에 따르면, 민 대표, 어도어 A 부대표와의 대화 내용 중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 담겨있다. 더불어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 등 실행 계획도 담겨 있었다.

이에 같은 날 하이브는 민 대표와 A 부대표를 상대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날 오후 3시 민 대표는 하이브와의 의견 대립이 이어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 대표는 '뉴진스의 늦춰진 데뷔', '타 레이블의 뉴진스 따라 하기', '주술 경영', '경영권 탈취 의혹은 경영진과의 사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내놨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은 말 그대로 흥행이었다. 누추한 복장에 주변에서 볼듯한 얼굴, "월급 사장"이라며 직장인을 대변한 듯한 언변, 욕설은 물론, 직장 상사를 향한 X저씨 발언 등 해당 기자회견을 지켜본 많은 이들에게 통쾌함을 전해줬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중을 호도하기 위한 일종의 프로모션 전략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여론은 민 대표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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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6일~5월 2일

하이브 사이비·사재기 논란…뜬금없는 '설설설' 타이밍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주장을 12가지 항목으로 나눠 반박했다. 첫 번째 '경영권 탈취는 사담'이란 주장에는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 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실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금전적인 보상이 적었다는 주장에 대해 "민 대표는 본인이 연봉 20억원이라고 했다. 특히 2023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20억원이고 연봉과 장기인센티브는 별도로 책정돼있다. 이는 하이브 본사 및 한국 자회사 구성원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순위 1위"라고 반박했다. 또한 하이브는 노예계약에는 "민 대표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로 큰 액수"라고 설명했다.

뉴진스 홍보에 소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년간 뉴진스로만 273건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하였고 빅히트 뮤직 659건,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365건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뉴진스 홍보에 소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민 대표의 "무속인=단순 친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영 전반에 세세히 개입하는 외부 인사를 단순 친구라 볼 수 없다. 대화 과정에서 공시되지 않은 임원의 스톡옵션 수량, 잠재 투자자 성명-투자자별 지분율 등 다양한 정보 등이 오가고 있고 경영 이슈에 대해 무속인의 제안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했다. 이런 대화 상대를 단순히 지인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논란은 또 논란을 낳았다. 하이브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수일간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이브 사이비설은 물론, 방탄소년단(BTS)의 음원 사재기 의혹 등이 터져 나왔다.

다만,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된 배경에 대한 의심의 시각도 있다. 하이브의 어도어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 발표, 민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 이후 계속해서 의혹이 제기됐다.

하이브에서는 이 같은 허위 의혹 제기 배경에 '바이럴 업체' 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감사 보고서와 함께 법적 조치에 대한 후속 발표도 예고했다. 하이브가 어도어 감사에서 발견한 '하이브의 죄악'이라는 내용의 문건이 이번 사이비 종교 연루설과 관계가 있다는 내부 전언도 있다.

◆ 5월 3일~7일

법정 공방 전 소강상태…어도어 이사회는 오는 10일


7일 오전 9시 하이브 본사 앞에는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가 보낸 근조 화환이 들어섰다. 하이브 나아가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불만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 대표의 의도가 어찌 됐든, 미소를 보일 부분이다. 민 대표는 또 하이브를 저격한 외신 인터뷰로 여론전 중이다.

"민희진 대표의 분노는 남성 상사에 대한 그녀의 비판에 매료된 젊은 한국 여성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는 골자의 인터뷰. '경영권 탈취'가 주요 논쟁거리지만, 여성과 남성, 노동자 계급과 부르주아 층 간의 싸움으로 변질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어도어 이사회는 오는 10일 열린다. 이 일정은 하이브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통해 추진하는 계획보다 약 1∼2주 빠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민 대표 측이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어도어 측이 어떤 안건을 들고나올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면, 임시 주총일은 오는 27일이 될 전망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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