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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KCC의 13년 기다림 끝낸 ‘명장’ 전창진 감독, 故정상영 명예회장에게 전한 한마디…“회장님, 해냈습니다” [KCC 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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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전창진 감독이 13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부산 KCC에 값진 우승을 안겼다.

KCC는 5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88-70으로 승리,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해냈다.

더불어 정규리그 5위 팀의 첫 우승이기도 하다. KCC는 새로운 역사를 썼고 최고의 자리에 당당히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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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전창진 감독이 13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부산 KCC에 값진 우승을 안겼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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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KBL의 우승 후보로 군림한 KCC, 그러나 우승까지는 무려 13년이 걸렸다. 전창진이라는 명장을 품었고 또 2020-21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때도 있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KCC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허웅, 이승현, 그리고 최준용까지 영입하는 등 결국 ‘슈퍼팀’을 완성하며 당당히 KBL 정상에 섰다. 그들은 우승 자격이 있었다.

전창진 감독의 놀라운 전술, 전략도 있었다. 그는 정규리그까지만 하더라도 팬들이 외면한 지도자였으나 서울 SK, 원주 DB, 그리고 kt를 격파하는 과정에서 ‘곰 같은 여우’의 모습을 보였고 결국 팬들의 사과와 사랑을 받았다.

전창진 감독은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02-03시즌 첫 우승을 해낸 후 2004-05, 2007-08시즌 이후 16년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다음은 전창진 KCC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우승 소감.

여러 생각이 난다. 오랜 시간 옆을 지켜준 강양택 코치에게 고맙다. 그동안 많이 의지했고 또 희생했다. 나 역시 나이가 많은 편인데 강양택 코치도 많다. 나를 위해 많이 애썼다. 이런 기회가 없어서 고맙다는 말을 한마디 한 적이 없다. 이번 기회에 꼭 하고 싶다. 이상민 코치가 들어오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잘해줬다. 신명호 코치 역시 선수단 관리에 애썼다.

유난히 부상이 많은 시즌, 트레이너들의 고생이 많았다. 나는 우승이라는 결과와 함께 인터뷰를 할 수 있지만 트레이너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도 없었다. 정말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선수들 역시 정규리그 성적을 창피하게 느꼈기에 플레이오프에서 해보자는 각오가 남달랐다. 덕분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KCC에 감사하다. 조금이라도 보답한 것 같아 다행이다. 너무 감사하다.

Q. 슈퍼팀이라는 평가가 때로는 독이 된 적도 있었다.

슈퍼팀이라는 수식어, 사실 여러분(취재진)이 만든 것이다(웃음). 제일 속상했던 건 주축 2, 3명이 부상으로 나갔음에도 지면 우리는 ‘슈퍼팀이 졌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가 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전력이 갖춰진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다면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자존심도 컸다.

지금의 KCC와 같은 팀이 또 만들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 그렇기에 더 단단해질 수 있었고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 전력으로 정규리그를 시작했다면 많이 지지 않았을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으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상당히 열심히 했다는 것을 봄에 보여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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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은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02-03시즌 첫 우승을 해낸 후 2004-05, 2007-08시즌 이후 16년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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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인으로는 4번째 우승이다. 어떻게 다가오는지.

어린 시절 첫 우승, 그리고 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우승을 못 하면서 야구, 배구, 농구 등 마지막 순간에 이기는 팀들을 보면 부럽더라. 아직 그런 DNA가 남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많이 부러웠다. 아직 철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웃음). 사실 정말 기분이 좋은데 겉으로 표현이 잘 안 된다. 정말 기분 좋다. 이런 느낌은 그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다. 부와 명예를 떠나 이런 것 때문에 감독을 하고 선수를 하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쏟은 노력, 최선에 대한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사실 감독하기 쉽지 않은 시절, KCC 그리고 돌아가신 명예회장님(故정상영), 지금의 회장님(정몽진)까지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명예회장님께 해냈다는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 KCC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한 것 같다. 미흡하지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젊은 지도자들이 많아졌고 그들과 경쟁했다.

시대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겨낼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를 하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코치들이 잘 채워주면서 버틸 수 있었다. 솔직히 많이 힘든 시즌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욕을 먹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나이가 있다 보니 욕을 먹는 게 싫더라. 그렇게까지 이걸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런 회의감이 컸다. 지금의 농구는 예전처럼 훈련과 정신력으로 싸우는 시대가 아니다. 그건 아날로그. 지금은 잘 만들어진 선수를 어떻게든 잘 포장하고 또 그들이 기분 좋게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도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마음이 좋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된다. 지금 감독 모두 쉽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과 싸우기도 하고 또 타협도 해야 한다. 많이 달라졌다.

Q. 부산 팬들에게 우승을 안겼다.

오늘 (박형준)시장님이 오셨지만 정규리그 5위 때문에 홈 팬들 앞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 3, 4차전에 받은 많은 관심은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선수들도 힘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 응원을 받는에 힘이 안 날 수 없다. 정말 많은 팬이 찾아와주셨다. 다음 시즌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또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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