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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3루타는 막자고 생각하고 달려갔는데...운이 좋았다” 이정후가 말하는 ‘슈퍼 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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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자신의 호수비에 대해 말했다.

이정후는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전날 경기에서 나온 호수비 장면에 대해 말했다.

전날 중견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4회말 수비 도중 상대 타자 요한 로하스의 잘 맞은 타구를 뒤쫓아가 백핸드로 잡는 묘기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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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전날 믿기 어려운 수비를 보여줬다. 사진(美 필라델피아)= 고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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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전 취재진을 만난 그는 “선두 타자가 잘 맞은 타구를 때렸다. 빠지면 장타가 되는 타구였기에 처음에는 뭔가 잡으려 쫓아간다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3루타는 안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뛰다 보니 뭔가 ‘잘만하면 잡겠는데?’라고 생각해서 팔을 뻗었는데 공이 글러브에 들어왔다. 운이 좋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장면을 지켜 본 동료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두 팔 벌려 환호했던 선발 조던 힉스는 “그의 별명(바람의 손자)을 이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말도 했다.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많이 반겨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고 말한 뒤 “힉스는 ‘내가 야구 하면서 본 수비 중 최고였다’는 말을 해줬다”며 동료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수비 이후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듯이 무심한 표정을 지었던 것에 대해서는 “원래 경기중 제스처를 크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려고 한다. 어제도 솔직히 ‘엄청나게 큰 것을 해냈다’는 기분도 아니고 그냥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보스턴 원정에서 다이빙 캐치 이후 필드를 내리치는 세리머니를 했던 그답지 않은 대답이다. 이에 관해 묻자 “그때는 그냥 답답한 부분도 있고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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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최근 결과가 따르지 않고 있다. 사진(美 필라델피아)= 고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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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부분’은 타격에서 오는 문제일 것이다. 이정후는 앞선 보스턴 원정에서 잘 맞은 타구들이 계속해서 잡혔고, 전날 경기에서는 파울 폴을 간발의 차로 벗어나는 타구가 나오기도 했다.

“예전부터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며 말을 이은 그는 “그런 것들은 사실 야구의 일부분이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거기로 치면 안 됐다. 더 멀리 치든가 짧게 치든가 해야 했다”며 이런 답답함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 어제 파울 홈런도 사실은 상대 선발 놀라가 몸쪽으로 너무 잘 붙인 공이었다. 그 타구가 최선이었다. 그것보다 더 잘 칠 수 없는 타구였다. 결과를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 과정은 좋으니까 이 과정을 믿고 계속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며 답답함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번 시즌 두 번째 동부 원정을 치르고 있는 그는 “잠자는 것은 아직 조금 힘들다. 항상 새벽 늦게 잠드는 거 같다”며 시차 적응이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일찍 깨기보다는 푹 자려고 한다. 홈경기 때보다 조금 더 늦게 일어날 수 있다”며 수면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동하고 이런 것은 아직 힘들다”며 장거리 이동은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많은 원정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마이애미는 그의 인상에 강하게 남은 도시 중 한 곳이다. “야구장보다는 그 도시 자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매부 고우석이 “잘 적응할 거라 생각한다”는 말도 남겼다.

[필라델피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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