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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카이계' 확장…소년·소녀가 손 잡은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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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케이스포돔서 세 번째 월드 투어 '액트 : 프로미스' 출발

뉴시스

[서울=뉴시스] 4세대 K팝 간판 보이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월드 투어 - 액트 : 프로미스(ACT : PROMISE)'의 막을 올렸다. 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총 세 차례 열리는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사흘 동안 총 3만3000여 관객이 운집한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4.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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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벼르고 있었던 세카이계(世界系)를 입 밖으로 꺼낼 때가 됐다.

세계관이 설정된 K팝 그룹 중에서 가장 심오한 깊이를 갖고 있는 4세대 K팝 간판 보이 그룹 '투로모루바이투게더'(TXT·투바투)에 대해 얘기하면서 말이다. 팬덤 '모아(MOA)'와 세계관 마니아들 사이에서 근근이 언급됐던 용어다.

'구관조 씻기기'로 유명한 섬세한 감수성의 황인찬 시인이 2021년 9월 위버스 매거진에 기고한 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계와 문법 - 황인찬 시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가사 작업기'에 쓴 적이 있다.

황 시인은 특히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Can’t you See Me?)'을 지목하며 "세카이계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일련의 일관성 있는 세계관은, 세계관 설정이 익숙해진 작금의 아이돌 신(scene)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한 농도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세카이계 감성은 일본 걸작 만화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원류를 둔 일본 서브컬처 중 하나다. 주로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 소년과 다른 소녀의 섬세한 작은 관계성이 세계의 거대한 운명과 직결되는 이야기다.

그간 판타지를 기반 삼아 서사를 만들어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화법에 어울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최근 내놓은 미니 6집 '미니소드 스리 : 투모로우(minisode 3: TOMORROW)'는 이 세계관의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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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4세대 K팝 간판 보이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월드 투어 - 액트 : 프로미스(ACT : PROMISE)'의 막을 올렸다. 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총 세 차례 열리는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사흘 동안 총 3만3000여 관객이 운집한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4.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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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약속을 기억해 내고, 함께 약속했던 '너'를 찾으러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는 빅히트 뮤직의 설명을 보자. 소년은 너와 함께하는 내일이 곧 희망이자 구원이라고 방점을 찍는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펼친 세 번째 월드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월드 투어 - 액트 : 프로미스(ACT : PROMISE)'의 첫 공연은 이런 과정을 물리적으로 구현했다.

"수없이 도망갔었어 그저 무서웠었어 아직 시작에서 기다리는 너를 두고 폐허 속의 모스 코드(morse code) 오랜 프로미스 프로미스(promise, promise) … 먼지 쌓인 우리의 왕관 앞에서 영혼에 새긴 꿈처럼 다시 영원이 돼줘 나를 불러줘 기억해 마침내 찾은 앤서(answer) 나의 미래는 너야"(데자뷔(DejaVu))

연준이 공중에서 내려오는 왕관을 쓰는 모습으로 오프닝 퍼포먼스를 벌이고 '데자뷔'로 이번 공연을 시작하는 건 그래서 필연적이다. 지난 시리즈를 총망라한 곡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정리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세상에 외롭게 불시착한 것이 아닐까는 기분이 드는 찰나에 발견한 너. 얼어붙은 시간을 녹여 버리는 너에 대한 열망은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고 이전과는 다른 사유의 폭거를 빚어낸다. 나에게서 가장 멀다고 생각했던 너라는 풍경들을 거치지 않고서는 내 심장박동을 절감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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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4세대 K팝 간판 보이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월드 투어 - 액트 : 프로미스(ACT : PROMISE)'의 막을 올렸다. 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총 세 차례 열리는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사흘 동안 총 3만3000여 관객이 운집한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4.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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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빈, 연준, 범규, 태현, 휴닝카이 다섯 멤버가 별 모양의 교차로 중앙에서 약속의 상대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이번 공연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다섯 멤버는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RunAway)', '제로 바이 원 러브송(0X1=LOVESONG)(I Know I Love You)' 같은 과거 히트곡을 망라하며 서사를 구축해나갔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계관에서 '미니소드' 앨범은 징검다리 역을 한다.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서사를 부연한다.

'미니소드 1 : 블루 아워'는 '꿈의 장'과 '혼돈의 장' 사이에서 친구 관계의 변화로 인해 모든 게 낯설어 보이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아 두장을 잇는 개연성을 만들어냈다. '미니소드 2 : 서스데이스 차일드'는 '혼돈의 장'과 '이름의 장' 사이 이별로 인한 복합적 감정을 담았다. 아마 이번 '미니소드3 : 투모로우' 이후엔 너와 분리돼 절박함을 느낀 내가 너를 만나 구원을 받고 그 미래를 지켜나가는 전개가 될 것이다.

수빈은 이날 서두에 "우리의 꿈이 어떻게 성장했고 미래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 것인지 저희 만의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주겠다"고 소개했다.

360도 활용 가능한 무대, 지난 월드투어 대비 2배가량 커진 대형LED, 4배 이상 커진 14m의 대형 증기기차 세트, 미디어 아트 소스를 활용한 인터랙션 연출, 대형 조명기인 키네시스(Kinesis) 활용 등은 단순히 물량을 과시하지 않고 서사의 몰입도에 복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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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4세대 K팝 간판 보이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월드 투어 - 액트 : 프로미스(ACT : PROMISE)'의 막을 올렸다. 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총 세 차례 열리는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사흘 동안 총 3만3000여 관객이 운집한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4.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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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콘서트답게 다양한 편곡으로 듣는 재미도 있었다. 힙합 요소가 가미된 얼터너티브 펑크 장르의 '뉴 룰스(New Rules)'와 트랩 장르를 기반으로 한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는 각각 1990년대 UK 펑크 록과 하드 록(Hard Rock) 분위기로 새 옷을 갈아 입었다.

특히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을 차용한 '슈가 러시 라이드(Sugar Rush Ride)'는 애절한 해금 소리가 들리는 듯한 국악 버전으로 편곡됐다. 멤버들은 개량 한복을 입고 도포를 휘날리는 꽃도령으로 변신해 호응을 얻었다. 또 이번 앨범에 실린 유닛곡 '더 킬라(The Killa)(I Belong to You)'(수빈·연준), '쿼터 라이프(Quarter Life)'(범규·태현·휴닝카이)무대가 처음 공개됐다.

휴닝카이는 막바지에 이렇게 말했다 "모아와 한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 약속을 지킬 테니 평모(평생 모아)라는 약속을 지켜달라." 수빈이 "여러분과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고 싶은데 모아도 같은 마음인지 걱정이 된다"고 하자 모아는 큰 환호로 같은 마음이라고 확인했다.

그렇게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쌓아온 세계관은 멤버들과 모아 사이의 약속에 대한 당위성을 만들어준다. 세계관이 정답은 아니지만, 한 세계에 대한 해답은 될 수 있다. 구원은 멀리 있지 않다. 소년과 소녀가 손을 잡으면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빚어진다. 나와 너의 관계가 세상을 확연히 바꾸지는 못해도 우리를 조금씩은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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