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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꼬여도 이렇게 꼬이나, 김하성 전 동료 쿠퍼의 불운…방출-트레이드-이적 후 첫 경기서 손목부상 그리고 시즌아웃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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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FA 자격취득-마이너계약-지명할당-트레이드-이적 후 첫 경기서 손목 부상. 그리고 시즌아웃 위기까지.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리는 선수가 또 있을까 싶다. 김하성(29)과 함께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1루수 게릿 쿠퍼(34) 이야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쿠퍼는 지난 2017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마이애미를 거쳐 지난해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과 함께 뛰었다.

특급선수는 아니지만 적어도 자기 몫은 해준다는 평가를 받은 쿠퍼는 2022년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에도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 두 팀에서 뛰며 총 123경기에 나와 타율 0.251, 17홈런 6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OPS도 0.723으로 나쁘지 않았다. 홈런과 타점 모두 자신의 커리어하이였다.

쿠퍼는 2023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특급계약은 아니더라도 나이 등을 고려할 때 2~3년 다년계약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하지만 그의 계약소식은 해가 바뀌어도 들려오지 않았다. 예년에 비해 유독 이상하게 FA시장이 전개되며, 메이저리그 중계권 사의 파산으로 구단주들이 병적으로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는 '구단주들이 담합'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결국 쿠퍼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에야 시카고 컵스와 1년 150만 달러(약 20억 2800만원)에 계약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 74만 달러(약 9억 8827만원)인걸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베테랑에 대한 프리미엄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헐값 계약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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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쿠퍼의 이 1년 계약은 메이저 보장이 아닌 마이너리그 스플릿계약이었다. 쿠퍼는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뚫고 당당히 메이저리그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합류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정규시즌이 시작한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카고 컵스는 그를 지명할당(DFA) 했다. 당시 쿠퍼는 총 12경기에 나와 타율 0.270, 1홈런 6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773이나 됐다. 특히, 매일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벤치멤버가 기록한 성적이기에 더 돋보인다.

하지만 컵스는 이미 공격 라인업에 주인이 다 있었기에 쿠퍼는 팀에서 매우 한정된 상황에만 출전할 수 있는 자원이 됐다. 게다가 쿠퍼와 유사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마이크 부시(27)가 올 시즌 타율 0.292, 6홈런 15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우타 자원 2명이 부상에서 복귀하게 되면서 컵스에서 쿠퍼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고, 결국 방출로 내 몰렸다.

하지만 쿠퍼는 DFA된지 단 4일 만에 1루에 결원이 생긴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되면서 계속 메이저에 머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리고 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1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며 보스턴 팬들과 첫 만남을 갖게 됐다.

예고 없는 불행은 이날 경기 5회말에 찾아왔다. 쿠퍼는 샌프란시스코 투수 션 옐레(27)를 상대로 노아웃 주자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볼카운트 1볼 상황에서 2구, 94.8마일(약 153km)짜리 싱커에 오른쪽 손목을 가격당했다. 맞는 순간 부상이 짐작될 만큼 쿠퍼의 얼굴이 심하게 찌그러졌다.

고통을 참고 1루까지 걸어나간 쿠퍼는 이어 필드로 달려온 팀 트레이너의 진찰을 받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보스턴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쿠퍼의 현 상태는 심한 타박상이며 골절 등 자세한 부상부위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붓기가 빠지는 대로 정밀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출의 아픔 다음에 찾아온 이적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쿠퍼는 시즌아웃 위기에 몰렸다. 불행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래서 더 아프다.

사진=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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