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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인도네시아 4강 이끈 신태용 감독 "기쁘지만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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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신태용 감독 / 사진=Gettyimag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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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기쁘지만 착잡하다"

한국 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을 좌절시킨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2-2로 맞섰지만,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4강 진출에 실패한 황선홍호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3위에게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4위에게 아프리카 4위 기니와의 대륙간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부여한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올림픽 진출에 가까이 다가섰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패했지만, 이후 호주와 요르단, 한국을 연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한국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인도네시아 팀이 이겨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지만 사실 마음 한편으로는 너무 착잡하고 뭔가 묵직한 게 가슴 속에 남아있어서 좀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실망한 한국 선수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에서는 상대팀의 선수였지만, 끝난 뒤에는 축구 후배들이기도 하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고,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미안했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과거 한국을 2016 리우 올림픽 본선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 한국의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가로막은 것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솔직한 심정은 한국이 10회 연속 진출하게 되면, 앞으로 영원히 깨지지 않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 또한 이 구장에서 8회 연속 진출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우리 황선홍 감독이 같이 (기록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운명의 장난 같이 8강에서 붙다 보니까 나 또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그런 기록을 내가 깼다는 자체가 너무 힘들고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신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도네시아 축구가 월드컵 3차 예선은 진출한다고 본다. 3차 예선에 진출한다면 월드컵이 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 감독은 또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 마지막 꿈은 한국에 돌아가서, 한국 대표팀에서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것"이라며 향후 한국 대표팀을 다시 이끌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태용 감독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너무 죄송하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보니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서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해주다 보니까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너무 내가 폐를 끼친 것 같지만, 나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나름대로 국위선양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너무 미워하지 마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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