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방향도 다양…MLB 순항 방증
타격하는 이정후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주전 외야수 이정후(25)는 KBO리그에서 뛸 때 상대 투수 유형에 영향을 받지 않기로 유명했다.
2017년 국내 프로야구에 데뷔한 이정후는 지난 시즌까지 7시즌 동안 총 3천947타석을 소화해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44(2천29타수 698안타),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7(1천81타수 353안타)을 기록했다.
보통 이정후 같은 좌타자는 좌완 투수를 만나면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상대 성적이 떨어지는데, 이정후는 그 차이가 미미했다.
장타율(우투수 상대 0.505, 좌투수 상대 0.454), 출루율(우투수 상대 0.415, 좌투수 상대 0.388)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어떤 투수를 만나더라도 자신의 스윙을 자신 있게 펼치는 모습은 이정후의 큰 장점이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장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후는 19일(한국시간)까지 펼친 정규시즌 19경기에서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83,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280을 기록했다. 차이는 단 0.003에 불과하다.
우투수 상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71, 좌투수 상대 OPS는 0.669다. 이 역시 거의 같다.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오른손 투수 라인 넬슨을 상대로 1회말 유격수 내야 안타를 쳤고 좌완 불펜 로건 앨런와 대결한 3회말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만들면서 '좌우 균형'을 이어갔다.
하이파이브 하는 이정후 |
이정후의 남다른 균형 감각은 그가 만든 안타 타구 방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의 자료를 살펴보면, 이정후가 만든 22개 안타는 그라운드 전체에 고르게 떨어졌다.
좌측으로 떨어진 안타는 11개, 중앙으로 향한 안타는 5개, 우측 안타는 4개다.
수비수에게 잡힌 타구를 포함하면 타구 방향은 더욱 다양하다.
이정후의 이런 특성은 상대 팀들에 상당한 고민을 안긴다.
투수 유형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 타자는 투수 교체를 하면 되고, 타구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타자는 수비 시프트로 막으면 된다.
그러나 이정후를 상대로는 쉽게 약점을 공략하기가 어렵다.
물론 이정후는 아직 19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수많은 MLB 투수들의 성향을 모두 익힌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정후가 올 시즌 초반에 기록한 세부 성적 지표는 그가 KBO리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올바른 방향으로 적응해 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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