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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무명 생활 길었기에, 내 일처럼 기쁘다” 30살에 찾아온 기회, 76순위 출신 1할대 포수의 대반전…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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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처럼 기쁩니다.”

홍원기 감독이 지휘하는 키움 히어로즈는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1약이라 말했으나 보기 좋게 그 예상을 깼다. 모두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포수 김재현이다.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2년차 포수 김동헌이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라 예상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해 국가대표로 자리매김하며 홍원기 감독도 기대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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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재현. 사진=김재현 기자


그러나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으로 올 시즌 출전이 힘들다. 지난 시즌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2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했지만 부상으로 나설 수 없다.

그래도 김재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18일 경기 전까지 18경기 타율 0.254 15안타 5타점 6득점을 기록 중이다.

대전고 출신으로 2012년 8라운드 76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김재현이지만, 그동안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2018시즌(116경기) 뿐이다. 지난 시즌에는 8경기, 0.111에 1안타 그쳤다. 단 한 번도 3할을 넘긴 적도 없고, 100안타는커녕 50안타를 친 시즌도 없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다르다. 안정적인 포수 리드로 젊은 투수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또 고비 때마다 안타도 친다. 멀티히트 경기만 벌써 3번. 홍원기 감독은 그런 김재현의 활약이 반갑다.

홍원기 감독은 “지금까지 투수들의 안정화, 어떤 중요한 흐름에서 도루 저지나 수비 이닝 때 김재현의 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린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적응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김재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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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재현. 사진=김재현 기자


홍원기 감독이 본 김재현의 장점은 무엇일까.

홍 감독은 “김재현은 선수들과 친화력이 좋다. 연차 수가 있고, 경력이 있기에 융화력은 최고다”라며 “지금 김재현의 성적이 좋다 보니 다른 선수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쉼 없이 선발로 나오고 있지만 무명 생활이 길었기에 힘든 걸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야구할 때 기분이 좋고, 야구장 나올 때마다 표정이 너무 밝은 걸 매일 보고 있다. 나 역시 내 일처럼 기쁘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래도 아직 풀타임 포수로 활약한 적이 없기에 관리가 필요하다. 박준형, 김시앙이 준비를 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지금 쉴 틈도 없이 달리고 있다. 백업으로 활약 중인 박준형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2군에서 김시앙도 대기를 하고 있다. 여러 포수들이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콜업을 해 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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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키움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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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이 빠졌을 때만 하더라도 모두가 큰일 났다고 생각했지만, 김재현이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며 키움 안방을 지키고 있다.

31세,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김재현이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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