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울산 원정에서 우리 축구하겠다”는 해리 키웰, ‘카타르 메시’ 남태희가 요코하마 선봉에 선다 [MK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월 16일 오후 4시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요코하마 F.마리노스 선수들이 우렁찬 기합 소리를 뿜어내며 훈련에 돌입했다. 1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1차전 울산 HD FC와의 대결을 앞둔 마지막 공식 훈련이었다.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요코하마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남태희(32)였다.

남태희는 울산과 인연이 깊다. 남태희는 울산 유소년팀(현대중·고등학교)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울산에서 뛴 적은 없다. 남태희는 울산 U-18 시절 현대고를 중퇴하고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남태희는 레딩 FC 유소년팀에 잠시 몸담은 뒤 프랑스 리그앙 발랑시엔 FC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남태희는 18살이 된 2009년 7월 발랑시엔 1군과 정식 계약을 맺었다.

매일경제

요코하마 F.마리노스 남태희(사진 가운데).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카타르에서 ‘메시’로 불렸던 남태희. 사진=AFPBBNews=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훈련 중인 남태희.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 생활은 녹록하지 않았다.

남태희는 2009-10시즌 리그앙 6경기에 출전했다. 총출전 시간이 88분으로 6경기 모두 교체로 나섰다. 2010-11시즌엔 리그앙 18경기에서 3도움을 올렸다. 11차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남태희는 외국인 선수였다. 골 없이 주전 자릴 확보하기란 쉽지 않았다. 총출전 시간(936분)이 1,000분을 넘지 못했던 결정적 이유였다.

남태희는 2011-12시즌 리그앙 13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선발 출전은 2회로 총출전 시간은 278분에 머물렀다. 2012년 1월. 남태희는 결단을 내린다.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카타르 스타스 리그 레크위야 SC(알 두하일의 전신)로 둥지를 옮겼다.

남태희는 이때부터 2023년 7월까지 스타스 리그에서 맹활약했다. 남태희는 공식전 479경기에 나서 137골을 터뜨렸다. 카타르 축구계는 남태희를 자국 리그의 ‘메시’로 불렀다. 남태희는 카타르에서만 6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6-17시즌엔 스타스 리그 최우수선수상(MVP)도 받았다.

남태희는 태극마크와의 인연도 깊은 선수였다. 남태희는 2011년 2월 9일 튀르키예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박지성, 이영표가 2011 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한 뒤 세대교체를 시작한 경기였다. 남태희는 A매치 54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

매일경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태희(사진 맨 오른쪽).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던 남태희. 사진=AFPBBNews=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태희가 요코하마와 인연을 맺은 건 2023년 8월이다.

남태희는 지난 시즌 J1리그 후반기 9경기에 출전했다. 새 리그 적응을 마친 올 시즌. 남태희는 리그 6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2023-24시즌 ACL 8경기에선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남태희는 울산과의 ACL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남태희는 7일 비셀 고베전에서 올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13일 쇼난 벨마레전에선 요코하마 이적 후 첫 골을 터뜨렸다.

울산 유소년팀 출신인 남태희는 홍명보 감독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남태희는 홍 감독이 한국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공격 핵심으로 활약했다. 남태희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이 치른 6경기 모두 출전해 동메달 획득에 이바지했다.

매일경제

훈련 중인 남태희(사진 맨 오른쪽). 사진=이근승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남태희는 코치진의 별도 지시를 받아 측면에서 여러 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울산전에서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피스 키커로 나설 가능성을 보였다.

요코하마 해리 키웰 감독은 “울산과의 ACL 준결승 1차전은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울산은 피지컬, 기술적으로 아주 뛰어난 팀”이라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키웰 감독은 이어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관계를 잘 안다. 라이벌전은 더욱 영리하게 임해야 한다. 요코하마가 ACL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의 실수가 승부를 가른다. 90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훈련장에서 준비한 걸 내보여야 한다. 원정이지만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했다.

17일. 남태희가 요코하마의 중심에서 울산 골문을 정조준한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