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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김지연 “학교폭력, 그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어” [MK★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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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마냥 착하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정의롭고, 차가우면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성수지’는 배우 김지연과 만나며 더욱 화사하게 꽃을 피웠다.

학교폭력의 상징이었던 ‘피라미드 게임’을 무너뜨리는 성수지의 단단함은 TVING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을 이끌어 가는 중심이 되었고, 이 중심을 훌륭하게 지킨 김지연은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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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게임’에서 성수지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김지연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 = 티빙


‘피라미드 게임’ 매월 투표로 각자 등급이 매겨지고 F등급은 합법적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벗어나 게임을 끝낼 저격수가 돼야만 했던 한 여고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지연이 연기한 성수지는 백연여고로 2학년 5반 전학을 온 후 F등급을 경험한 후 이를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인물이다.

김지연은 성수지를 연기하면서 간접적으로 학교폭력을 경험하게 됐다. 이러한 일들이 정말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는 그는 “간접적으로 정말 많이 속상했다”고 털어놓았다.

“대본을 먼저 보기 때문에 내용을 알잖아요. 일단 크게 마음을 먹고 시작을 했는데, 아무리 연기더라도 그런 신을 찍다 보니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있더라고요. 마음이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그게 수지의 감정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러한 부분이 연기할 때 도움은 많이 됐어요.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꼭 무너뜨릴 거야’ 이런 마음이 정말 강하게 들더라고요.”

한동안 성수지로서 살아온 김지연은 ‘피라미드 게임’ 끝난 소감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한 달이 가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도 함께 했던 한 달 이었다”고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이 하는 동안 반응을 살펴봤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촬영을 할 때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해석들도 많았거든요. 보면서 ‘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었네’ 싶었어요. 생각과 달라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마지막 장면이었어요. 하나의 결말을 놓고 ‘닫힌 결말’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열린 결말’이라고 하신 분도 계셨고요. 그래서 정답은 뭐냐고요? 모두의 생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하. 아 그건 있어요. 마지막 대본을 보면 ‘교실의 문이 열린다’고 끝이 나는데, 현장에서 감독짐께서 ‘안녕 나는 성수지야’라고 대사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사셨어요. 그래서 했는데, 제 목소리가 들어가니 훨씬 좋더라고요. 덕분에 결말에 대한 해석이 풍부해 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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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티빙


김지연이 ‘피라미드 게임’을 하게 된 것은 바로 대본에 있었다. 신선했고, ‘게임’이라는 소재로 진행되고 있는 학교폭력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도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지연은 착하지 않은 주인공인 게 마음에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마냥 착하지 않지만, 정의롭고, 그렇다고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면도 있는 인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할 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뭔가 다들 누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어느 감정도 튀지 않게, 차분하고 냉정한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연기를 하면서 제가 극중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봤는데, 저도 수지처럼 마냥 당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수지가 초반 많이 당하잖아요. 처음에는 힘들지만, 꼭 필요했던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방관자 입장에 있었던 인물이 자기가 피해자가 되고, ‘잠자코 있으면 안 되겠다’를 깨닫고 ‘이건 잘못됐어’라고 말하는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나서 희열이 있기는 했어요. 앞에 당하는 신이 있었던 덕분에 뒤를 훨씬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어요.”

김지연이 실제로 ‘성수지’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었을까.

“저는 경찰에 신고했을 것 같아요. 가장 빠르고 정확하잖아요.”

수지의 반격은 ‘피라미드 게임’을 지켜보던 시청자는 물론이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도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김지연은 연기를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으로는 백하린(장다아 분)과의 대립과 더불어 친구들과 하나 됐던 서바이벌 게임의 장면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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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으면서 재밌었던 신은 세 부분 있는데 처음으로 하린이가 오면 하린이 책상에 앉아있다가 ‘게임을 없애려고’ 이렇게 말하는 신이 저는 재밌었어요. 하린이 무리에게 청소를 시키는 신도 즐거웠고요.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신은 서바이벌 게임 신이었어요. 심리를 역이용하는 장면이었잖아요. 대본으로 봤을 때부터 저는 좋았어요. 지애(김세희 분)가 성장하는 모습도 좋았고. 그걸로 인해서 친구들이 하나되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피라미드 게임’은 인기 만큼 부침도 있었다. 19세 이상 관람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전북 지역 다수의 초중고교에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이 배포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 그런 말이 있잖아요. ‘증거 남기면 학폭이 열리지요’ 저는 그 말이 정말 충격이었어요. 저는 여전히 가해자들의 심리는 이해할 수 없어요. 사실 저도 해당 기사를 봤는데,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은 건 ‘가해자는 가해자일 뿐’이라는 것이에요. ‘피라미드 게임’이 학교 폭력은 어떻게든 정당화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드라마인데, 그런 기사가 나와서 속상했고요. 한편으로는 드라마처럼 어른들의 관심도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피라미드 게임이 무너지고, 자은(류다인 분)과 수지 앞에 선 하린은 자신 역시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수지는 그런 하린을 향해 일침을 날리며 ‘사이다’를 보여준 바 있다. 김지연은 이에 대해 “그때 수지의 대사가 정말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는 결말이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수지가 하린이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비록 대사가 너무 길어서 힘들기는 했었는데 (웃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 중 하나에요. 정말이지 학교 폭력과 관련해 그 어느 것도 미화되지 않아서 좋았어요. 수지가 나서서 다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쨌거나 조력자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들이잖아요. 다 같이 뭔가를 해냈다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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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티빙


김지연은 ‘성수지’가 되기 위해 동명의 원작 웹툰도 읽었다고 고백했다. 일단은 외적인 싱크로율을 맞추고 싶기도 했고, 연기에 더 참고하기 위해서였지만, 한편으로는 드라마 속 캐릭터 ‘김지연 만의 성수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저는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수지를 제일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정말 각 캐릭터에 맞는 친구들이 연기를 했던 거 같아서, ‘이 캐릭터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느낀 인물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 쯤 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꼽자면, 백하린 역 정도일까요? 백하린은 성수지의 정 반대선상에 서 있는 인물이잖아요. 나중에 저런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을 해도 재미있겠다 싶기는 했는데, 제가 하는 것이 상상이 잘 안 되더라고요. (웃음)”

‘피라미드 게임’의 마지막장면에서 쌍둥이가 등장하고, 다시 피라미드 게임을 부활시키려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만약 이를 놓고 시즌2가 나온다면 다시 출연할 의사가 있을까.

“사실 대본을 보고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했기에, 시즌2도 나오나 했지만, 아무래도 더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수지에게 더 이상 힘든 일이 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고요. 반복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런데 궁금하기는 해요.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풀릴지. 그래서 다시 할 의향이요? 받아주신다면 감사하겠지만, 여러 가지 마음인 것 같어요. 대본이 재밌다면 다시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웃음)”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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