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란 뜨거운 포옹…손흥민 “강인이 오랜만에 안았는데 귀엽더라, 한국 축구 이끌 선수”

“오랜만에 강인이를 안았는데, 너무 귀여웠네요.”

모두가 바라던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32)과 ‘축구 천재’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뜨거운 포옹이 나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충돌 논란’ 이후 화해했던 손흥민과 이강인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의 합작골을 터뜨린 뒤 ‘포옹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강인을 용서했던 손흥민은 “강인이를 오랜만에 안았는데, 너무 귀여웠다”며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 선수”라고 기뻐했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후반전 골을 넣은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태국과의 4차전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10(3승 1무)을 수확한 한국은 C조 1위를 굳건히 하며 최종 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지난 21일 태국과의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 굴욕을 갚고 모처럼 기분 좋은 승전고를 울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소방수 역할로 투입된 황선홍 임시 감독은 한국 축구 재도약의 기틀을 만든 채 U-23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으로 돌아간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골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작성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두 선수는 전반 내내 득점을 노리더니 기어코 후반에 득점을 함께 완성했다. 후반 9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왼쪽 측면에 있던 손흥민에게 침투 패스를 전달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받은 손흥민은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A매치 2경기 연속골이자, 통산 46호골. 국가대표 득점 2위 황선홍(50골) 감독의 기록에 4골 차로 쫓았다. 전반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 때도 기점 역할을 했던 이강인은 두 골에 관여하면서 재능을 뽐냈다.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 앞서 한국 손흥민이 골은 넣은 뒤 이강인과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달 막을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서 ‘탁구 게이트’ 이후 혼돈의 시간을 보냈던 손흥민과 이강인은 어느 때보다 기뻐했다. 손흥민이 득점 이후 이강인을 향해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벌렸고,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뛰며 힘껏 안겼다. 후반 37분 박진섭의 추가골을 더한 한국은 3-0으로 완승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활짝 웃었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던 지난 한 달을 훌훌 털어낸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며칠 전 경기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음에도 무승부를 하면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오늘은 어려운 (더운) 날씨 속에 우리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오늘 분명히 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원팀’이라는 것을”이라고 강조하며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무실점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3-0으로 승리한 한국의 손흥민과 이강인이 팬들에게 인사 후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이강인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하셨는데 축구를 하다 보면 서로 너무 승부욕이 강하고, 원하는 것이 있어 다툼도 생길 수 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강인이가 팬들에게 더 사랑받는 훌륭한 선수,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수도 없이 말한 것처럼 기술적으로나 재능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 선수다”고 치켜세우면서 “오랜만에 강인이를 끌어안았는데 귀엽다. 앞으로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끝으로 “쉽지 않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더운 습한 날씨와 한국과는 다른 잔디에서 선수들이 한발씩 더 뛰면서 희생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다음 경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