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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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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2연패 시절의 향기가 난다…OK금융그룹, 우리카드 꺾고 8시즌 만에 챔프전 진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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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제7구단인 OK금융그룹은 창단 2년차인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상대는 챔프전 7연패의 ‘삼성화재 왕조’. 세계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손꼽히던 로버트랜디 시몬(쿠바)과 이민규, 송희채, 송명근으로 이어지는 ‘경기대 3인방’을 앞세운 막내구단 OK금융그룹은 겁 없이 삼성화재에 맞섰고, 3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듬해 2015~2016시즌에도 후반기 18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현대캐피탈을 꺾고 챔프전 2연패를 달성했다.

너무나 빨리 챔피언에 오른 게 독이었을까. 이후 OK금융그룹은 2020~2021시즌에 4위로 봄 배구를 경험한 것을 빼면 모조리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에 실패했다.

세계일보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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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0년째를 맞이한 올 시즌, OK금융그룹은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범실을 줄이는 내실 있는 시스템 배구를 주문하는 오기노 감독의 지도 아래 OK금융그룹은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네 시즌 만에 봄 배구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 21일 현대캐피탈과의 준플레이오프(PO) 단판 승부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PO(3판 2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3일 우리카드와의 PO 1차전에서도 3-2로 진땀승을 거둔 OK금융그룹은 25일 홈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도 거침없이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닷새 동안 세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OK금융그룹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OK금융그룹의 봄 배구 진출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역대 최고의 외인으로 꼽히는 레오. 3라운드 6전 전패를 당했던 OK금융그룹은은 4라운드부터 레오의 공격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렸고, 블로킹 위에서 때리는 레오의 고공강타를 앞세워 4라운드 6전 전승을 거두며 봄 배구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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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노 마사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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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노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레오에 대한 상대 블로커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대비해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 비중을 늘렸다. 1차전에선 무려 70% 공격 성공률로 24점을 몰아친 왼손잡이 단신 아포짓 신호진이 승리의 주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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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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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도 주전들이 고르게 터졌다. 1세트엔 아시안쿼터 미들 블로커 바야르사이한(몽골)이 1세트 14-13에서 무려 열 개 연속 서브를 넣어 우리카드 리시브를 흔들어 승리를 가져왔다. 기세가 오르자 2세트에도 레오가 단 2점에 그쳤음에도 코트 위 모든 선수들이 돌아가며 폭발했다. 3세트 초반 1-6으로 뒤처지자 그제서야 레오가 공격 전면에 나서 폭발하며 세트 스코어 3-0(25-15 25-15 25-19)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2015~2016시즌 챔프전 2연패 달성 이후 여덟 시즌만의 챔프전 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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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르사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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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10개 연속 서브로 역대 남자부 포스트시즌 연속 서브 신기록을 세운 바야르사이한은 3세트에도 승기를 잡는 연속 서브에이스 2개를 터뜨리는 등 이날 서브득점 4개, 블로킹 3개 포함 13점을 올리며 OK금융그룹의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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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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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까지 단 5점에 그쳤던 레오도 3세트에만 7점을 올리며 13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 했다. 정규리그 내내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길었으나 지난 PO 1차전부터 중용되고 있는 베테랑 미들 블로커 진상헌은 이날도 블로킹 4개 포함 9점을 올리며 오기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차전 승리 주역 신호진이 9점, 송희채도 8점을 올렸다. 이들을 조율한 곽명우의 경기 운영도 빼놓을 수 없는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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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OK금융그룹의 팀 범실은 단 6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오기노 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해왔던 내실있는 플레이가 봄 배구 들어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OK금융그룹은 공격 성공률 57.97%-41.37%, 블로킹 9-6, 서브득점 6-0 등 모든 부분에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반면 다 잡았던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놓치며 플레이오프로 내려앉은 우리카드는 지난 2월 발목인대 파열로 시즌아웃 당한 마테이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지는 봄 배구였다. 정규리그는 오타케 잇세이와 송명근 등의 공격 비중을 늘려 버텨볼 수 있었지만, 에이스의 비중이 더 올라가는 봄 배구에선 소총부대로는 한계가 있었다.

안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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