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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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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뭐해?" 이강인에 '인종차별' 했는데... PSG 사령탑 "마요르카 감독 덕분에 LEE 성장" 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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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왼쪽부터)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이강인,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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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노진주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53)이 마요르카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65)이 이강인(23, PSG)의 성장을 이끌어낸 훌륭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 방송 중 이강인을 칭찬하면서 그의 ‘옛 스승’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도 언급했다.

엔리케 감독은 “아기레 감독 덕에 이강인이 제대로 성장했다”면서 "이강인이 공격만큼 수비도 중요하단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발렌시아 유스 출신 이강인은 구단 내 사정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2021년 마요르카에 새둥지를 틀었다. 피터 림 구단주의 만행 여파로 자유 계약(FA)으로 떠밀리 듯 마요르카에 입단하게 됐다.

엔리케 감독 말처럼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급속 성장했다. 아기레 감독 체제 내에서 이강인은 2선과 3선 등 폭넓게 오가면서 뛰었고,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자신의 장점인 탈압박, 킥 능력을 연신 발휘했다. 또 ‘약점’이던 수비력도 보강했다.

마요르카 이강인이 맹활약 펼치자 유럽 주요 팀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여름 이적 시장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스톤 빌라 등 여러 팀과 연결됐다.

그러나 이강인을 품은 팀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네이마르(32) 등이 거쳐간 PS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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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강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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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당 콜로 무아니와 곤살로 하무스 등과 함께 PSG에 입단한 이강인에게 적응기는 사치였다. 곧바로 엔리케 감독 눈에 들었다. 그는 메시에 이어 네이마르도 떠난 상황에서 음바페를 지원하는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그는 대표팀 차출 및 근육 부상으로 경기에 빠진 것을 제외하고 꾸준히 프랑스 리그1 경기를 소화 중이다. 이번 3월 A매치 전까지 이강인은 15경기 출전, 2골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PSG의 가장 최근 경기에서 골맛을 보기도 했다. 그는 18일 프랑스 몽펠리에 스타드 드 라 무송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1 26라운드 몽펠리에 원정에 선발로 나서 1득점을 올렸다. 팀은 6-2 대승을 거뒀다.

PSG가 3-2로 앞서고 있던 후반 8분, 이강인은 환상적인 득점을 터트렸다. 콜로 무아니와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를 따돌린 뒤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2호골.

이강인은 지난해 11월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던 몽펠리에를 상대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리그 1은 "이강인의 아름다운 골"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이강인은 득점 후 곧바로 음바페의 품으로 달려가 포효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음바페를 가리키며 기뻐했고, 폴짝 뛰어 기다리고 있던 음바페에게 올라탔다. 둘은 나란히 주먹을 불끈 쥐고 크게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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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기레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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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감독은 아기레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했지만, 지난해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향해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상황은 이러했다. 지난 해 5월 마요르카 공식 유튜브에는 '그저 신난 장난꾸러기 이강인'이라는 제목의 훈련 영상이 업로드됐다. 한국 팬들을 위해 한국어로 제목을 작성해 올리기까지 했다.

문제는 훈련 도중 나온 발언이다. 영상 1분 23초 무렵 이강인의 슈팅이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가자 갑자기 "치노(Chino)"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누가 했는지 화면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훈련을 진행하던 아기레 감독이 외친 것으로 보인다.

치노는 '중국인'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동양인을 낮잡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단어다. 어릴 적부터 스페인에서 살아온 이강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2년 전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해 "어디를 가든 중국인들이 많으니까 동양인에게 치노라고 한다"라며 인종차별 사례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치노"라는 외침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갔다. 물론 제대로 못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꽤나 큰 외침이었기에 그 역시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훈련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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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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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마요르카 구단 측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만약 인종차별 발언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편집 과정에서 제거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들에게는 치노라는 말은 익숙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강인은 과거에도 아기레 감독에게 치노라고 불린 적 있다. 한 소셜 미디어 유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은 훈련 도중 그를 향해 "중국인, 뭐해?"라고 외쳤다.

아기레 감독에게 양면이 존재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우선 '지도력' 부분에선 엄지를 치켜세웠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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