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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故고유민 선수 사망사건

故 고유민의 극단적 선택…구단vs유족 팽팽한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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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곽영래 기자]/youngrae@osen.co.kr


[OSEN=이종서 기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구 선수. 이를 둘러싸고 구단과 유족이 팽팽한 입장 대립을 보이고 있다.

고(故) 고유민은 지난 1일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2013년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그는 백업 레프트 및 리베로로 뛰었다.

올해 3월 초 팀을 떠난 고유민은 5월 KOVO에 임의탈퇴 공시됐다. 그리고 지난 7월 31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로 발견됐다.

생전 악플로 고통을 호소하던 그였지만, 유족 측은 구단의 갑질이 배경이라고 이야기헀다. 고유민의 유족(어머니, 동생)은 민주당 송영길, 박 정 의원,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 박지훈 변호사와 함께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고유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악성댓글이 아닌 현대건설 배구단의 따돌림과 '사기 갑질'이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21일 검찰에 현대건설 박동욱 구단주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 “故 고유민은 구단 내 따돌림으로 괴로워했다”

유족 측은 “현대건설에서 뛸 당시 가족, 동료들과 나눈 SNS 메시지에서 일관적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나랑 제대로 말한 적 한 번도 없다' 등의 호소를 했다”라며 “의도적 따돌림은 훈련 배제로 이어졌습니다. 고 선수가 현대건설에서 뛸 때 가장 힘겨워했던 것도 바로 훈련 배제에 따른 ‘기량 저하’ 불안감, 소외감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리베로 전향 후 “처음에는 의욕을 보였지만, 구단에서 훈련을 배제하면서 포지션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라며 "구단이 고유민을 비롯한 비롯한 몇몇 선수들을, 체력 및 전술적인 기량유지를 위한 팀훈련에서 철저히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숙소에서 자살 시도를 한 동료를 감싸다가 결정적으로 구단에 미운 털이 박힌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구단 측은 전면 반박했다. “왕따 등 따돌림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시합 중 감독이나 코치가 고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리베로 전향 역시 발목에 통증이 있어 점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수비에 대해서는 자신있다고 한 부분과 팀 사정이 맞물려서 진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OSEN

[사진] 고유민 계약해지 합의서/ 송영길 의원실 제공


▲ “구단에 속아 임의탈퇴 되고 어느 팀에도 가지 못하게 됐다”

유족 측과 구단이 대립하고 있는 부분이다. 유족 측은 “정상적인 훈련에서 배제되는 등 의도적인 따돌림에 괴로워한 고 선수는 2020년 2월 29일 현대건설 배구단 숙소를 나왔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복용하던 고 선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숙소에 있는 게 괴롭다’ ‘죽고 싶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그렇습니다. ‘S.O.S’를 보낸 것”이라며 “구단도 고유민이 수면제를 늘 복용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고유민의 ‘트레이드 요청’에 구단은 ‘트레이드 시켜주겠다’고 하면서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했다. 그 말을 믿고 3월 30일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을 했다. 그러나 구단은 5월 1일 일방적으로 임의탈퇴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구단과 선수 간의 합의에 따라 계약이 해지됐다면, 고 선수는 계약해지가 이뤄진 2020년 3월 30일부터 더 이상 현대건설 소속 선수가 아니다. 자유계약 선수 신분”이라며 “따라서 당연히 현대건설은 고 선수를 임의탈퇴 시킬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 구단은 고 선수가 ‘현대건설 구단 소속’임을 전제로 하는 임의탈퇴로 묶어버렸다”고 강조했다.

구단은 이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구단은 “고유민은 2월 말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다. 3월 중순 이전 사무국장과 연락이 닿았고, 당분간 배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보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구단은 “무단 팀 이탈 및 구단 훈련에 참석하지 않았던 만큼, 월급 정지 및 징계 절차가 필요했다”라며 “상호합의 하에 계약 해지 합의서를 작성하고 2월까지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트레이드 이야기 역시 나왔지만, 3~4곳을 알아본 결과 영입을 원하는 팀은 없었다. 선수 역시 직접 다른팀 감독에게 연락을 했지만,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3월 계약해지를 한 뒤 5월 임의탈퇴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함께 논의가 됐는데, 리그 규정에 따라서 FA 선수에 대한 구단 보상이 끝날 때까지 임의탈퇴 공시를 할 수 없어서 5월 1일에 했다”고 밝혔다.

한편 고유민 유족측은 21일 현대건설 배구단의 박동욱 구단주와 사건 관계인들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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