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유례없는 ‘보릿고개’…구단·선수 속 끓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소용돌이에…못 뛰어서 답답, 못 받을까 조마조마

K리그 축소 땐 중계권·스폰서 타격

축구 A매치도 불투명 손실 불가피

프로농구는 샐러리캡 동결 쪽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스포츠도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시즌 중단 및 개막 지연으로 산업 자체가 흔들린다. 프로축구 K리그는 지난달 30일 대표자회의에서 잠정 연기된 개막 시점을 재차 늦추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일정 축소를 확정했다. K리그는 이달 중순 개최가 유력한 이사회에서 개막 일정을 정하더라도 준비에 최소 2주가 필요해 빨라야 5월 초 개막을 기대할 수 있다.

K리그의 축소는 축구계 전체의 수익 감소를 의미한다. 경기 숫자가 줄어드는 비율에 따라 이미 계약된 TV 중계권(미정)과 타이틀스폰서(35억원), 그리고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수익금(주최단체지원금) 등이 타격을 받는다. 특히 경기 숫자에 민감한 주최단체지원금은 120억원에 달한다. 대개 K리그 아카데미와 유소년 축구대회, 비디오 판독 시스템 운영 등에 활용되는데 해당 부문 위축이 불가피하다. K리그 젖줄로 불리는 유스시스템 지원금(구단별 4억~5억원)도 주체단체지원금에서 나간다. 프로축구연맹은 경기 축소에 따른 수입 감소를 대비한 비상계획을 준비하기로 했다.

구단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직 스폰서 계약 해지 등과 관련된 언급은 없지만, 고가 티켓을 중심으로 시즌권 환불 문의가 나오고 있다. 기업구단은 모기업이 어려움에 빠질 경우 예산이 깎일 우려가 있고, 시·도민구단은 세비 항목의 변화로 추경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다. 그러나 한 해 예산의 70% 안팎인 선수 임금은 그대로 지출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서둘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3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일정이 취소되고 6월 A매치 일정까지 불투명해 올해 손해액이 최소 5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스폰서에 약속한 최소 조건(홈 5경기 개최)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 스포츠용품사 나이키와 새롭게 체결한 용품판매 인센티브 계약 역시 정상 시즌을 치렀을 때 달성이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장급 이상 임원들만 임금 20%를 반납하기로 했던 협회가 4월부터는 전 직원으로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조기 종료를 선택한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손실을 집행해야 하는 단계다.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두 종목 모두 2019~2020시즌 정규리그 잔여 경기와 포스트시즌을 포기해 타이틀스폰서와 각종 후원사, TV 중계권을 일부 배상할 책임이 생겼다. 특히 방송사들은 광고주에 대한 손해배상이 불가피해 끈질긴 협상을 통해 이해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미 프로농구는 코로나19로 발생한 손실로 2020~2021시즌 샐러리캡(선수들의 연봉 총액 제한)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