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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빅리그 투수들 ‘토미존 수술’…코로나19 비상에 ‘민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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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한 생명 구할 의료 자원도 부족한데…”

경향신문

노아 신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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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샌프란시스코 강속구 투수 타일러 비디가 수술대에 올랐다. 27일에는 뉴욕 메츠 강속구 투수 ‘토르’ 노아 신더가드가 수술을 받았다. 31일에는 보스턴의 좌완 에이스 크리스 세일이 인대를 고쳤다. 샌디에이고 강속구 유망주 안드레스 무뇨스도 수술이 결정됐다.

보통 때였으면 강속구 투수의 연이은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토미 존 수술)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2020년 봄,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의료 관련 자원이 총동원돼야 하는 시기에 굳이 생명에 위협을 주지 않는 팔꿈치 인대 수술을 해야 하느냐는 논란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금 야구선수의 토미 존 수술은 옳은가”라는 기사로 이를 둘러싼 논란을 소개했다. SI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커지기 시작한 지난달 14일, 미국대학외과협회는 ‘급박하지 않은 모든 수술은 연기하거나 최소화하라’는 권고 공문을 내려보냈다.

다음날 미국외과협회가 같은 공문을 보냈고 2주 뒤에는 이런 권고가 미 전역에 일반화됐다.

같은 시기에 메이저리그 주축 투수들이 수술대에 올랐다. 맨 먼저 수술을 받은 비디는 행정명령 이전의 수술이었지만 27일 플로리다에서 수술을 받은 신더가드는 행정명령 이후였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위급하지 않은 모든 의학적 처치 및 수술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신더가드의 수술을 담당한 플로리다의 HSS병원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필요한 수술이었다”고 해명했다.

경향신문

크리스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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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존 수술은 관절경으로 이뤄진다. 관절경 외과 수술 전문가는 코로나19 대응의 필수 자원이 아니다. 하지만 의료윤리 전문가들은 “의사는 아니더라도 토미 존 수술을 위해 간호사와 각종 장비가 필요하다”면서 “뉴욕 등 사태가 심각한 곳은 은퇴한 의료인들이 몰려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의료윤리 전문가인 크리스토프 스콧 교수는 “야구가 미국의 국기인 만큼 일반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토미 존 수술은 늦어도 악화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논란을 키우는 이유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류현진의 어깨 수술을 집도한 닐 엘라트레체 박사는 지난달 31일 세일의 토미 존 수술을 맡았다. 엘라트레체 박사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은 알지만, 한 시즌 쉬느냐, 두 시즌 쉬느냐의 차이는 선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 피트 알론소 역시 트위터에 “수술이 얼마나 절박한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아는 문제”라고 적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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