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LG 2루수 정근우, 더 밝게 더 열심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견디는 프로 16년차

중앙일보

정근우


똑같이 힘들지만, 일부러 더 웃고 소리친다. 더 열심히 뛴다. 프로 16년 차 베테랑 정근우(38·LG)가 늦어지는 시즌을 맞이하는 방법이다.

KBO리그는 여전히 시즌 준비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개막이 또 미뤄졌다. KBO는 7일부터 하려던 팀 간 연습경기도 2주 미뤘다. 정규시즌 개막은 다음 달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선수들 역시 기운이 빠진 건 마찬가지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근우는 “야구장에 나올 때부터 허전하다. 전에는 출근 때 팬들이 기다려줬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무관중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 뭐라 하긴 어렵다. 그래도 관중이 없다면 심심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개막일이 결정되지 않다 보니 집중력이나 긴장감이 떨어진다. 지금 상황에서는 야구보다 국민 건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느 해 같으면 이맘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근우는 “(내가 집에 있으니) 가족은 좋아한다. 야구하는 큰아들 연습을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칫 분위기가 처질 수도 있는데, LG는 활기찼다. 특히 내야진이 조용할 틈이 없다. 정근우가 앞장서서 소리 내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유지현 LG 수석코치는 “최선참인 (정)근우가 앞장서다 보니 다른 선수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코치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정근우는 “(자체 청백전만 하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진다. 선수끼리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재밌게 해야 한다. 후배들도 잘하는 데다, 개인적으로도 분위기 띄우는 걸 좋아해서 소리를 좀 더 지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정근우를 한화에서 데려왔다. 외야수로 자리를 바꾼 그를 원 포지션인 2루수로 쓰기 위해서였다. 그도 류 감독 기대를 알기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전성기만큼은 할 수 없겠지만, 전지훈련 때부터 추가 연습을 많이 했다. 트레이닝 코치들이 ‘나이 들수록 코어와 하체 훈련이 많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새벽부터 나와 훈련한다. 올 시즌 끝까지 2루수로 뛰고 싶다. 얼마나 해야 만족할지 모르겠다. 끝없이 잘하고 싶고, 그래서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