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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終盤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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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조선일보

〈제14보〉(174~191)=이번 결승을 앞두고 박정환은 "진서의 초·중반 솜씨가 대단하다"고 칭찬하면서 "최대한 버티다 종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천기(?)를 누설했다. 이 말의 이면엔 "하지만 종반전은 내가 월등하게 앞선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전문가들도 박정환의 최대 강점으로 '안정감'을 꼽는다. 승부가 결정되는 막판 마무리 능력이야말로 안정감의 근간이다.

흑이 ▲로 붙여온 장면. 이후 181까지는 누가 두어도 달라질 수 없는 외길 진행이다. 이로써 중앙 흑 9점과 우하귀 백의 수상전 형태가 됐고, 인공지능 승률이 흑 기준 90%까지 올라갔다. 상대의 몇 차례 헛발질을 틈타 역전, 흑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검토석에서 "박정환은 종반전 전문이 맞는 모양"이란 우스개가 나왔다.

184로 참고도처럼 양패(兩覇)를 만들면 중앙 흑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흑은 곧바로 10에 두어 우변을 정비할 것이다. 신진서는 그건 백이 지는 그림이라고 보고 184를 결행한다. 비상수단이다. 그냥 잡을 수 있는 곳에서 상대에게 선패(先覇)를 허용했으니 분명 좋은 흐름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엔 박정환이 여기서부터 '종반 전문가' 답지 않은 난조에 빠져드는데….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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