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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밀어내기 시작한 KIA 최원준 "정후야 고마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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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최원준이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우측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은 뒷발이 그의 변화를 시사한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이)정후야 고마워!”

KIA 최원준(23)이 밀어치기를 하고 있다. 원래 강한 손목힘을 가진 터라 왼쪽 인플레이 타구만 만들어내면 클러치 히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까지는 극단적인 당겨치기 탓에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스프링캠프에서 밀어치는 타구가 증가하고 있다. 1년 후배인 키움 이정후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KIA 최형우는 “밀어친다는 건 없다”면서도 “바깥쪽으로 날아드는 공을 굳이 잡아채려고 하지 않으면 좋은 타구가 나오기 마련이다. 힘과 타이밍, 스윙 궤도의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흔히 말하는 ‘결대로 친다’는 의미다. 스윙 궤도가 몸 중심부를 의미하는 코어를 축 삼아 돌수록 날아오는 공과 만나는 면이 넓어진다. 타격 코치들이 팔이 아닌 골반 회전으로 스윙궤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최원준은 스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오른쪽 다리가 주저 앉거나 흔들리기 일쑤였다. 회전축을 지탱하지 못하니 스윙 궤도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디딤발이 무너지니 몸통 회전이 느릴 수밖에 없어 손목으로 배트를 제어하려는 악습관이 나왔다. 공과 배트가 점으로 만날 수밖에 없어 완벽한 정타가 아니면 양질의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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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겸비해 5툴플레이어로 각광받은 최원준이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위치한 테리파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막바지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최원준은 “몸이 빨리 열리고 손목이 감기는 동작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송지만, 최희섭 코치님과 대화를 통해 바꾸고 있다. 코치들께서 스윙을 자신있게 하라고 주문하셔서 원래 내 스타일대로 하다보니 스윙 궤도가 좋아져 공과 만나는 면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가전 타석에서 투수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면 우측 벽을 견고하게 세워두는 모습이 보인다. 중심축이 견고한데다 볼을 길게 보기 위해 턱을 가슴쪽으로 당긴채 스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배트와 배꼽이 한 세트로 돌아간다. 홈플레이트 뒤쪽에서 히팅포인트가 형성돼도 강한 손목힘이 뒷받침 돼 왼쪽으로 타구가 뻗어간다. 과거에는 우익수 방향으로 완전히 돌아간 왼 다리가 거의 타구 방향쪽에서 멈춰서니 타구에 힘도 제대로 실린다.

회전축뿐만 아니라 스윙을 시작하는 타이밍에도 변화가 생겨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까지는 공을 강하게 때려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자신의 타격 타이밍과 관계없이 스윙을 했다. 턱은 들리고 오른 다리는 춤을 추니 공과 배트가 만나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턱을 가슴쪽으로 바짝 당겨 투구 궤적을 읽을 준비를 한다. 빠른 힙턴은 강한 몸통 스윙을 이끌어 낸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스윙을 시작하기까지 여유가 느껴질 정도다. 최원준은 “최형우 김주찬 선배님께 타이밍 잡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전력분석팀에서도 세밀하게 분석을 해주신다. 덕분에 이상적인 좌측 타구가 늘어난 것 같다. 힘없는 2루 땅볼도 줄었다”며 웃었다.

그는 “사실 키움 이정후, NC 이명기 선배에게 비시즌에 많이 물어봤다. 타이밍 잡는 방법을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정후는 자기만의 타이밍 잡는 법이 명확하고, 이명기는 타이밍을 빼앗겼을 때 대처능력이 빼어나다.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지한 덕분에 비활동기간에도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보완할 방법을 찾아낸 셈이다. 최원준의 노력이 비록 캠프 기간 중이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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