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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마리야 샤라포바 “굿바이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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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발표…“또 다른 산 오를 준비 돼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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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가 잡지를 통해 조용히 은퇴를 전했다.

샤라포바는 26일(현지시각)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와 베니티페어에 실린 기사에서 “테니스에 굿바이를 고한다”며 “28년 동안 다섯 번의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함께 나는 이제 다른 지형에서 경쟁하기 위해 또 다른 산을 오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7살인 2004년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에서 서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샤라포바는 이후 2006년 유에스(US)오픈, 2008년 호주오픈과 2012년·2014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05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그는 기량 못지 않은 빼어난 미모에 ‘러시안 뷰티’라는 별명으로 팬들의 사람을 받았고, 공을 칠 때마다 괴성을 질러 ‘괴성녀’라는 별칭을 받기도 했다. 성적을 웃도는 인기 탓에, 동료 테니스 선수들한테 ‘과대 평가받는 선수’ 1위에 오르는 등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샤라포바는 특히 현역 시절 앙숙이던 서리나 윌리엄스를 상대로 2004년 두차례 승리 이후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윌리엄스와의 상대전적은 2승20패다.

샤라포바의 총 수입은 윌리엄스 못지 않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7일 “샤라포바가 대회 출전 상금과 초청료, 후원 계약 등을 통해 벌어들인 총수입은 3억2500만달러(약 3950억원)에 이른다”며 “이는 3억5천만달러의 윌리엄스에 이어 여자 선수로는 전 종목을 통틀어 2위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보도했다. 대회 출전 상금은 윌리엄스(9271만5122달러)가 샤라포바(3877만7962달러)를 두배 이상 앞서지만 초청료, 후원 계약 액수는 오히려 샤라포바가 윌리엄스보다 더 많다.

샤라포바는 그러나 2016년 1월 호주오픈에서 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15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2017년 복귀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징계 이후 2018년 프랑스오픈 8강이 메이저 대회 최고성적이었다. 샤라포바는 은퇴 경기를 치르지 않고 코트를 떠나면서 그의 마지막 경기는 올해 호주오픈 1회전 돈나 베키치(크로아티아)를 상대로 0-2으로 패한 것으로 남는다.

샤라포바는 보그에 실린 인터뷰에서 “매일 하던 훈련, 경기를 마친 뒤 하는 악수, 모든 것들이 그리울 것”이라며 “그동안 테니스는 내게 하나의 커다란 산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내가 은퇴 뒤 무엇을 하든, 나의 다음 산이 어디가 되든 여전히 도전하고, 그 산을 오르고,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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