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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전통과 현대, 가옥과 사람의 만남…은평한옥마을 ‘낙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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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1 ‘건축탐구-집’ 한옥 사는 사람들 소개

주거·자재·방범 문제 극복한 진화서 답 얻다

세계일보

서울 은평한옥마을의 ‘낙락헌’. EBS 캡처


신식 아파트로 들어찬 서울 은평구 뉴타운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어가면 마치 시간을넘어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가듯 한옥 마을이 나타난다.

여러 형태로 저마다 개성을 뽐내면서 여유로운 자태를 은은히 풍기며 나그네도 한 숨통 쉬어가게 만드는 이 곳은 서울시가 조성한 은평한옥마을이다.

한옥은 우리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잇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삶의 행복도를 높이는 등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생활 주거로는 외면받고 있다.

단열, 기밀, 화재, 방범, 관리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로 ‘겉모습은 좋으나 살기에는 불편한 가옥’으로 여겨지는 탓이다.

특시 대지를 많이 소요하는 한옥의 특성상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한옥을 짓고 거주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한 뼘 땅이라도 효율성 있게 활용하는데 특화된 현대 건축에 비해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한옥은 효율성과 거리가 멀다.

18일 방송된 E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건축탐구-집’ 시즌2 25회는 ‘도시 한옥의 진화’ 편으로 방송됐다.

제작진은 북한산이 바라다보이는 은평한옥마을에서 자신만의 기준으로 새로 지은 ‘현대적 도시 한옥’을 찾았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현대 건축물의 편리함을 한 번에 잡은 한옥을 찾아보고, 한옥이 나아갈 길을 알아봤다.

남편 이병철씨는 전원주택 생활을 꿈꾸왔지만, 아내 김은진씨는 아파트 생활의 아름다움을포기할 수 없었다. 부부는 타협점을 찾아 은평한옥마을을 찾았고, 은진씨는 격렬한 반대를 접고 한옥마을의 매력에 빠졌다.

부부가 거주하는 집은 전면부를 모두 통창으로 선택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낙락헌(樂樂軒)이다.

지하 1층의 현대식 내부와 지상 1층의 전통식 내부가 두루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나즈막한 담 뒤로 펼쳐진 자연의 곡선과 멀리 보이는 북한산 산세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일품이다.

ㄷ자 모양의 기존 방식을 버리고 큰 대문과 작은 대문 등 복수 출입구 배치, 정중앙에는 대청마루를 배치하면서도 편리하게 현관서 거실로 이어지는 구조, 대청뿐 아니라 주방·안방·식당 등 모든 공간에서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개방감을 갖췄다.

전통과 현대, 한옥과 양옥의 장점들을 두루 누릴 수 있게 한 현대식 한옥은 벽체에도 진공단열재를 채택하는 등 방수와 습도 조절 기능도 현대 주택에 뒤지지 않도록 기능성을 갖췄다.

집과 함께 사람들과도 교감하는 낙락헌은 한옥도 바뀔 수 있고 편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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