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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난 멈추지 않았다” 7년 무관 깬 박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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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한다 오픈 4차 연장 끝 우승

Q시리즈 다시 도전한 간절함 통해 한국 선수 중 역대 최고령 우승



경향신문

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활짝 웃으며 갤러리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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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총상금 110만달러) 최종일. 강한 바람 속에서 우승 경쟁권에 살아남은 선수들은 모두 한국 선수였다.

박희영(33)과 유소연(30), 최혜진(21)이 LPGA 시즌 개막 세 번째 대회 만에 한국 선수의 첫 우승을 놓고 18번 홀(파5) 연장서 만났다. 박희영은 연장 1차전에서 세컨드샷을 가장 가까운 홀컵 3m 거리에 붙여 우승 찬스를 잡았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박희영이 친 챔피언 퍼트는 홀컵을 살짝 외면했다. 약 7년 만의 LPGA 투어 우승을 놓칠 뻔한 실수였다.

하지만 하늘은 LPGA투어 Q시리즈(퀄리파잉 토너먼트)를 다시 거쳐 LPGA 무대를 밟은 박희영의 간절함을 외면하지 않았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 1라운드는 파73)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4차 연장 승부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8년 LPGA 투어에 뛰어든 박희영은 2011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렸다. 2년 뒤인 2013년 7월에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승리를 따낸 뒤 7년 동안의 무관을 드디어 끝냈다.

박희영은 지난해 16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20위권에 두 차례밖에 들지 못하는 부진으로 LPGA 출전 자격을 유지하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Q시리즈에 출전해 준우승을 따낸 끝에 LPGA 무대에 돌아올 수 있었다.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한 박희영은 시즌 초반부터 힘을 내고 있다. 단독 선두 조아연(20)에게 3타 뒤진 채 최종일을 맞은 박희영은 강한 바람으로 고전하던 선수들 사이에서 버디 4개, 보기 5개로 선방했다. 14번 홀(파4)과 17번 홀(파3) 보기로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지만 18번 홀 버디로 최종합계 8언더파 281타를 기록, 극적으로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2차 연장에서 파를 기록한 유소연이 먼저 탈락했다. 4차 연장까지 이어진 박희영과 최혜진의 승부는 실수에서 가려졌다. 최혜진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다. 두 번째 샷도 페어웨이를 놓쳤다. 좋지 않은 라이에 놓인 세 번째 공은 깊은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며 희비가 갈렸다. 박희영은 차분하게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32세8개월16일의 나이에 부활을 알린 박희영은 지은희(32세8개월7일)가 갖고 있던 LPGA투어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올 시즌 LPGA의 첫 한국 선수 우승자가 된 박희영은 우승 뒤 인터뷰에서 “더는 골프를 칠 마음이 안 들어서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면서 “나는 절대 멈추지 않았다. 이 우승은 신의 선물 같다”며 기뻐했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어 페어웨이와 그린만 지켜 파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이틀간 경기했다”며 “18번 홀에서 ‘나도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포기하지 않아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를 평정한 최혜진은 생애 첫 LPGA 우승과 함께 LPGA 진출권 획득을 꿈꿨지만, 4차 연장서 나온 실수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같은 코스에서 함께 치러지는 이번 대회 남자부 유러피언투어 ISPS 빅 오픈에서는 호주 교포 선수 이민우(21)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민우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이민지(24·호주)의 남동생이다. 이민우는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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