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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올리고 정태욱 넣고…우승 이끈 동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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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FC U-23 챔피언십 첫 우승

김학범 수비 고민 해결한 정태욱

1m94㎝ 큰 키로 사우디 울린 결승골

이동경 8강·4강전 교체투입돼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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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23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7일 시상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동갑내기 정태욱·이동경은 이번 대회에서 공·수의 핵으로 맹활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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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욱(23·대구FC)과 이동경(23·울산 현대). 한국이 사상 처음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두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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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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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7일(한국시각)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연장전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었다. 연장 후반 8분 이동경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올려준 프리킥을 1m94㎝ 장신 수비수 정태욱이 헤딩 결승골로 연결했다. 유럽파 이강인(19·발렌시아)·백승호(23·다름슈타트)를 소집하지 못한 데다, 이란·우즈베키스탄·중국과 ‘죽음에 조’에 속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은 고전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6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한국은 4강전에서 호주를 2-0으로 꺾고 1~3위에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도 일찌감치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9회 연속으로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AFC U-23 챔피언십은 2014년 창설됐는데, 한국은 이번이 첫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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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욱.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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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60) 감독은 별명이 ‘학범슨’이다.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그의 이름을 합성한 별명이다. 그런 그가 중용한 두 선수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새역사를 합작했다. 김 감독은 2년 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연출했다. 그는 당초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는 빼고, 새 얼굴로 팀을 꾸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평가전에서 수비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중앙수비수 활약했던 정태욱 카드를 다시 꺼냈다.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 평가전을 앞두고서다. 정태욱은 20대 초반인데도 지난해 소속팀(K리그1 대구)에서 정규리그 27경기에 출전하는 등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큰 키에다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다. 축구 머리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가 된 정태욱은 동기가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듣고 흘려버렸다. 정태욱은 이번 대회에서 공·수에 걸쳐 맹활약했다. 믿음에 보답한 셈이다. 정태욱은 조별리그 1차전 중국전을 뺀 전 경기에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그가 나온 5경기에서 3실점 했다. 공격도 빛났다. 세트피스 때 공격에 가담하는 그는 8강전 요르단전(2-1 승)에서 헤딩으로 조규성(22·안양)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결승전에서는 상대 수비수보다 머리 하나는 더 높게 솟구쳐 헤딩골을 꽂아넣었다.

정태욱은 “감독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결승전 득점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에 나서며 골을 갈망했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골 욕심이 났다. 꼭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골을 넣어 울컥했다”고 말했다. 정태욱이 김 감독의 ‘구 황태자’라면,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은 이번 대회에서 ‘신 황태자’로 부상했다. 이동경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K리그1 25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하며 다시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3월 AFC 챔피언십 예선 3경기에서 6골을 몰아쳤다.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계기였다.

이동경은 이번 대회 승부처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요르단전 후반에 교체 투입된 그는 후반 추가시간에 끝나갈 무렵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4강전 호주전에서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그는 승리를 확정하는 왼발 쐐기골(후반 31분)을 넣었다.

축구 팬은 이동경은 ‘도쿄리’라고 부른다. 이름 동경이 일본 도쿄의 한자 독음 동경(東京)과 같아서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을 터뜨려 자신의 이름처럼 한국을 도쿄 올림픽 본선으로 이끌었다. 한자 이름은 ‘동녘 동(東)’에 ‘빛날 경(炅)’ 자다. 도쿄와는 뜻에 차이가 있다.

동갑인 이동경과 정태욱은 우정이 두텁다. 평소 자주 만나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볼링 대결도 하는 사이다. 지난해 대구와 울산의 K리그1 경기 당시, 선수단 입장 직전 정태욱이 이동경 볼에 뜬금없이 뽀뽀했는데, 이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팬들은 “다른 팀에서 뛰는 탓에 선수끼리 그라운드 밖에서 ‘케미’를 자랑했다”며 재밌어했다. 정태욱은 “동경이가 좋은 크로스를 올려줬다. 도쿄 올림픽에 친구들과 함께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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