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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동료선수 6명이 추천한 이상민, 올림픽 본선행 공신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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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가 꼽은 '언성 히어로']

중앙수비수 이상민 '소통 리더십' 경기 못뛴 선수 챙기는 멋진 주장

원두재는 4표 얻어 2위에 올라… 안준수·안찬기 각 3표 공동 3위

26일 사우디戰, 전승 우승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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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의 중앙수비수를 맡은 주장 이상민이 22일 태국 빠툼타니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호주 알 하산 투레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극적인 축구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골을 터뜨리는 공격수들이다. 그러나 이들 뒤엔 언제나 묵묵히 제자리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해준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있다.

2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태국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호주를 2대0으로 완파하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결정지은 김학범호(號)가 꼽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숨은 공신)'는 누구일까. 호주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던 선수들은 주장 이상민(22)과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23·이상 울산)를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상대 부수는 건 우리가 한다"

'골게터 없는 우승 팀은 있어도 뛰어난 수비수 없는 우승 팀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실제 축구경기에서는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상대 공격을 봉쇄하는 게 득점보다 훨씬 중요하다. 호주전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 김대원(23·대구)은 "(이)상민이랑 (원)두재가 '상대 부수는 건 우리가 할 테니 앞에서 마음껏 뛰라'고 얘기해줘서 자신감을 가지고 드리블할 수 있었다"며 "팬들께서 골 넣은 선수 말고도 궂은일을 도맡아 해준 선수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김동현(23·성남)은 "두재와 상민이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원두재는 수비진의 1차 보호선 역할을 하면서 공격할 때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호주전에서 김동현과 함께 좌우로 볼을 돌려 그라운드를 폭넓게 쓰면서 점유율 높이는 축구로 호주의 조직력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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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송범근(23·전북)은 주장을 맡은 중앙수비수 이상민의 '소통 리더십'을 이야기했다. 송범근은 "가끔 경기가 안 풀리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끼리 대화가 적어지고 실점 위기도 더 찾아온다"며 "그럴 때마다 '얘기하자!'고 소리치며 먼저 말을 걸고 한 발 더 뛰는 상민이를 보며 나도 더 소리치게 됐다"고 했다.

이동준(23·부산)은 "라커룸에서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을 먼저 챙기는 상민이를 보고 정말 '멋진 주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동경(23·울산)은 "울산 유스 시절부터 친했던 상민이가 주장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는데 나도 울컥했다"며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김학범(60) 감독과 수비수 김재우(22·부천), 김진야(22·인천)는 후보 골키퍼 안준수(22·세레소 오사카)와 안찬기(22·인천대)를 꼽았다. 김 감독은 "토너먼트 특성상 골키퍼는 자주 바꿀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얘기해줬는데, (두 후보 골키퍼가) 잘 이해해줘 고마웠다"고 했다.

"사우디 잡고 추억 만들자"

월드컵이나 이번 대회는 본선 엔트리가 23명이지만 올림픽 본선은 18명만 출전할 수 있다. 골키퍼 두 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16명이다. 24세 이상 와일드카드 3명이 가세하면, 이번 대표팀 중 많게는 절반가량 올림픽 본선 출전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선수들은 이에 신경 쓰지 말고 26일 오후 9시 30분 열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까지 '전승 우승'으로 추억을 만들자는 각오다. 이상민은 "원팀으로 똘똘 뭉쳐 여기까지 온 만큼 마지막 경기에서 꼭 승리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2016년 준우승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

한국-호주 경기에 앞서 우즈베키스탄에 1대0 승리를 거두며 24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사우디아라비아는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가 강점이다. 김학범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이겨 '승리 정신'을 심어주겠다"고 했다.

[방콕(태국)=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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