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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세터 키릴로바, 54세에 현역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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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러시아 대표팀 코치 시절의 이리나 키릴로바(오른쪽). 국제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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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구소련 여자배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리나 키릴로바(54)가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키릴로바는 1965년 5월생이다.

해외배구 전문지 ‘월드 오프 발리’는 21일(한국 시간) “구소련 시절 최고의 세터 키릴로바가 은퇴(2011년)를 번복하고 9년만에 현역 선수로 돌아온다”면서 “이탈리아 리그 세리에C(4부리그)에 속한 아시카르 노바라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카르 노바라는 팀 내 백업 세터가 없어 키릴로바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릴로바는 지난 2017년 배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정도로 전설적인 세터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0년에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1989년과 1991년에는 팀을 유럽 챔피업십 우승에 올려놨다. 미들블로커 오기엔코와의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중앙 공격을 잘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8 서울올림픽 당시 한국과 러시아는 조별리그 A조에서 함께 경쟁했는데, 키릴로바가 이끈 러시아는 한국에 3-0(15-5 15-8 15-7ㆍ현행 랠리포인트제가 아닌 서브권제) 완승을 거뒀다. 당시 한국대표팀 주장은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었다.

구소련 붕괴 후에는 크로아티아로 망명해 90년대 중반부터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뛰었다. 1995년과 97년에는 유럽챔피언십대회에서 팀을 2위에 올려놨다.

러시아를 비롯해 크로아티아, 브라질, 이탈리아 프로팀에서 2012~13시즌까지 현역 선수로 뛰며 27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또 러시아 대표팀 코치, 크로아티아 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2006년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대표팀을 16만에 세계 정상으로 이끈 유명한 배구감독 지오반니 카프라라(57ㆍ이탈리아)의 아내이기도 하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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