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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정확성 높였다" 달라진 문상철, '무주공산' KT 1루 자리 꿰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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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문상철이 8일 수원 SK전에서 타격하고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확실히 달라졌다.”

스토브리그에서 내실을 다진 KT는 마운드보다 야수쪽에서 고민거리가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고민은 1루에서 나온다. 아직 부동의 1루수를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만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에서도 문상철, 오태곤, 박승욱이 경쟁을 펼쳤다. 셋 모두 2019시즌 1루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비시즌 외부 수혈을 하지 않은 KT 사정상 스프링 캠프를 통해 세 선수 중 한 명이 무주공산인 1루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1루는 ‘한 방’이 있는 거포형 타자가 맡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땐 세 선수 중 가장 힘이 좋은 문상철이 비교 우위다. 문상철의 파워는 이미 검증이 끝났다. KT 이강철 감독도 배팅 훈련 때 문상철의 모습을 보며 “실전에서도 저렇게 쳐주면 1루수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 이 감독의 말에서 드러나듯 문상철이 확고한 1루수로 자리잡지 못한 건 힘에 비해 떨어지는 정확성 때문이다. 2019시즌 문상철은 33경기에 출전했는데 68타석을 소화하며 볼넷을 4개 얻는 동안 삼진을 26차례나 당했다. 홈런은 2개에 그쳤고, 타율도 2할에 머물렀다. 전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도 약점이 뚜렷한 선수를 주전으로 쓰기 어려웠다.

지난해는 약점이 두드러졌지만 올해 문상철은 달라졌다는 평가다. 구단이 이를 감지하고 있다. KT에서 타격 코치를 역임했던 이숭용 단장은 “(문)상철이가 타격폼을 바꿨다. 그동안 타격할 때 레그킥을 고수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그킥은 투수의 공을 치는 타이밍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데, 무턱대고 레그킥을 장착했다가 실패의 쓴잔을 들이키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문상철을 유심히 지켜보던 이 감독은 레그킥을 버리고 다리를 땅에 붙이고 끄는 방향으로 타격폼 수정을 제안했고, 문상철은 이를 받아들였다.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이 단장은 “레그킥을 없애고 스윙 동작도 간결하게 바꿨다. 그간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잡동작을 없앴다고 보면 된다. 파워는 전보다 줄었지만 그대신 정확도가 높아졌다.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달라질 문상철의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큰 약점으로 작용한 선구안을 바로잡는게 급선무였는데 타격폼 수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문상철을 향한 코칭스태프의 기대감도 올라갔다. 문상철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겨우내 열정적으로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루수 고민을 토로하며 “누군가 탁 튀어올랐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만약 문상철이 1루에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야수 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정확성을 높인 문상철이 스프링 캠프를 통해 무주공산인 1루의 주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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