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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女 골프에 문 연 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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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이 제한적인 것으로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상 최초로 여자 프로골프대회가 열린다.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는 13일(한국시간) "2020년 3월 19일부터 나흘간 사우디 제다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총상금 100만달러 규모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LET 소속 선수 108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 총상금은 메이저대회를 빼면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그리고 전 세계 55개 이상 국가에서 중계방송된다.

사우디는 지난해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과 운전을 허용했고 지난 8월에는 여성이 외국으로 나갈 때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제도 일부를 폐지했다. 또 식당 등에서 남녀 출입구와 자리를 따로 두도록 하는 '성별 분리 규정'도 이달 초에 폐지할 정도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물론 아직 벽은 높다. LET 선수들은 대부분 치마나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는 이날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긴바지를 입도록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LET 대회 개최 이전에도 올 1월에는 세계적인 톱 랭커들을 초청해 유러피안투어 남자 골프대회를 개최했고 지난 7일에는 사우디 리야드 외곽 디리야의 야외 경기장에서 프로 권투 헤비급 통합 타이틀전을 열기도 했다.

물론 비판의 여론도 있다. 인권단체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스포츠로 인권 문제를 세탁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자국민이 정치, 인권 등에 관심을 두지 않도록 사우디 정부가 스포츠를 '우민화' 정책 도구로 삼는다는 게 이들 인권단체의 주장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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