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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녹두전' 김소현 "선머슴 같았던 동주, 연기적으로 숨통 트인 느낌"[SS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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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동주를 통해 한꺼풀 벗겨진 느낌이에요. 좀 더 자유롭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이죠.”

실제로 KBS2 월화극 ‘조선로코-녹두전’(이하 녹두전)를 마치고 만난 배우 김소현(21)은 이전보다 훨씬 편안해진 느낌이었다.

‘녹두전’에서 김소현은 당찬 면모 속 아픈 과거를 간직한 동동주 캐릭터를 맡아 장동윤과의 달달한 설렘부터 피할 수 없는 운명 속 가슴 아픈 서사까지 그려내며 극을 이끌었다.

김소현은 가장 애정이 가는 장면으로 그네신을 꼽았다. 어린시절 아픈 기억이 가득한 그네를 타며 눈물을 흘리는 동주의 모습에선 과거의 슬픔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동주의 의지라는 복합적인 감정이 잘 표현돼 명장면으로 꼽힌다.

“감정신이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저를 전적으로 믿는다고 얘기해 주셔서 부담도 됐다. 동주의 마음을 구구절절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한 장면에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네신이 그런 장면이었던 거 같다”고 운을 뗀 그는 “어린시절 동주와 크로스 되면서 그네를 탈 때 행복했던 기억과 마주하는 장면이 좋았고 그 앞에 사랑하는 녹두가 있어서 더욱 좋았다. 특히 그 장면에서 깔린 윤하님의 ‘빛이 되어줄게’ OST가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 거 같다. 이젠 그 노래만 들어도 울컥한다”고 소회했다.

그간 청순한 매력이 가득하던 긴 머리를 고수해온 김소현은 ‘녹두전’을 통해 어깨에 닿지 않을 정도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세상 까칠한 만년 기생 연습생 ‘동동주’ 역을 위한 김소현의 과감한 선택이 돋보이는 이유다. 한복에 조금은 낯선 단발머리는 ‘동동주’만의 트레이드마크로 단발머리는 김소현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어우러져 똘망똘망한 이미지를 배가시켰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잠깐이었다. 편해서 만족스러웠다. 단발로 화면에 나오는 내 모습이 어떨까 걱정됐는데 잘 어울리는 거 같다”며 웃은 김소현은 “무엇보다 동주의 자유롭고 마이웨이적인 측면을 표현하기 위해선 단발머리가 꼭 필요했다. 하길 잘 한 거 같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 욕심에 대해 “동윤 씨와 베스트커플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은 김소현은 “그리고 앵두가 꼭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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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로 데뷔한 김소현은 MBC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여주인공의 아역을 맡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KBS2 ‘후아유-학교 2015’를 통해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그는 지난해 KBS2 ‘라디오 로맨스’로 성인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이하 좋알람)으로 설렘을 전달한 그는 시즌2 제작까지 확정 짓고 활발한 활약을 예고했다.

‘녹두전’ 동주는 그동안 김소현이 해왔던 역할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청순가련함을 벗고 마치 선머슴같이 털털한 연기에 도전한 그는 “거의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소현은 “실제 성격은 동주에 가까운데,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어서 작품이 끝나면 해당 캐릭터가 남아 얌전해지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달라진다”며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동주가 밝은 에너지를 내야 했는데, 현장의 밝은 분위기와 에너지를 받아서 밝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정말 편했다. 머리도 단정하게 안 해도 되고, 말도 툭툭했다. 너무 까칠해 보이진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저와 가장 비슷한 동주를 연기해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오랜시간 김소현을 지켜본 팬들 역시 이번 작품에서 김소현이 가장 편하고 밝아 보였다고 입을 모을 정도. 이에 대해 김소현은 “원래는 정말 밝고 말장난도 좋아하는 성격인데 이런 모습을 팬분들게 보여드린 적이 없어서 새롭게 느끼신 거 같다”며 “평소 현장에서 제 밝은 에너지를 다 표출하진 못했다. 항상 제약이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현장은 카메라 감독님부터 스태프와 출연진들까지 다 텐션이 높아서 저도 다 내려놓고 했던 거 같다. 제 안에 있던 진짜 제가 ‘팍’ 하고 튀어나온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김소현을 보면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아역으로 시작해 어엿한 성인배우로 성장하기도 했고, 김소현이 맡아온 캐릭터들도 줄곧 극 안에서 성장하는 인물들이었다. ‘녹두전’ 동주 역시 녹두를 만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인물이었다. “의식하고 캐릭터를 선택하진 않지만 캐릭터가 주는 메시지가 착한 거에 끌리는 거 같다. 안쓰러운 모습에 좀 더 마음이 가는 것도 있다”는 그는 “행복을 바라게 되다 보니 마음이 가고 애착이 같다. 그런 성장을 하는 역할을 찍으면서 저도 같이 성장하고 행복해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동주를 연기하면서는 어느 지점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김소현은 ‘표현력’을 꼽았다. “표현에 있어서 답답함을 느꼈는데, ‘녹두전’을 통해 막혀있던 걸 뚫고 나온 느낌이었다”고 표현한 그는 “실제는 밝고 동주와 비슷한데 카메라 앞에서는 보여드리기가 어려웠다. 이번 작품에서는 코믹도 있고 몸싸움도 있어서 내려놓고 자유롭게 하려고 했다. 연기에 있어서도 표현을 편하고 자유롭게 한 거 같아서 그런 면에서 성장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인터뷰에서 김소현은 올해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 ‘혼영’(혼자 영화보기)를 꼽은 바 있다. 아역 시절부터 쌓인 ‘모범적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를 가두며 생활해왔다는 김소현에게 혼영은 일종의 로망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 로망을 이뤘는지 묻자 김소현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촬영 중간중간 쉬는 날 영화관에 가서 혼영을 즐겨 했다. 하루에 3편이 영화를 본 적도 있다. 혼자 팝콘도 먹고 진짜 힐링이었다”고 회상한 김소현은 “평소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혼자 영화관에서 기다리는 시간과 끝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뭔가 재충전하는 느낌이더라. 함께하는 즐거움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2020년에는 지금보다 더 편하고 자유로운 22살의 김소현이 되고 싶다는 그는 “연기적으로도 폭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이앤티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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