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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LPGA 미국 여자 프로골프

시즌 막판 LPGA 뜨겁게 달구는 `돈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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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CME 글로브 포인트 1위 고진영(오른쪽)과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캐나다 퍼시픽여자오픈에서 함께 경기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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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지막 대회만을 남겨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상금 100만달러 이상을 번 선수는 모두 13명이다. 리젯 살라스(미국)가 100만7705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13위에 올라 있다.

국내 골프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금 외에 '보너스'로 100만달러를 획득한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한 시즌 동안 각 대회 특정 홀 '누적 성적' 평균이 가장 높은 선수에게 상금 100만달러를 주는 AON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그 주인공이다. 시간다는 올 시즌 벌어들인 자신의 상금(96만3602달러·15위)보다 약간 많은 100만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둘을 합하면 고진영(271만4281달러), 이정은(199만2490달러)에 이어 상금 3위에 해당하는 금액(196만3602달러)이다.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한 AON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에 보너스 상금이 100만달러나 걸린 이유는 스포츠 상금 남녀 평등 흐름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이벤트는 남녀 상금이 모두 100만달러로 같다. PGA 투어에서는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100만달러를 거머쥐었다. 고진영이 올 시즌 10위 이내 성적을 가장 많이 낸 선수에게 주어지는 '리더스 톱10'을 수상하면서 보너스 상금으로 10만달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정말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다도 "엄청난 금액"이라고 좋아했다.

몇 년 새 글로벌 투어로 급부상한 LPGA는 이번 시즌 화끈한 '돈 잔치'로 뜨거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열리는 2019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에는 우승 상금이 역대 최고액인 150만달러나 걸렸다.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주디 랭킨(미국)이 평생 벌어들인 총상금(88만7858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액수다. 랭킨은 1962년 자신의 프로 첫 상금으로 50달러를 받았고, 1968년 첫 우승으로는 1875달러를 벌었다. 천지가 개벽했다고 해도 될 만한 상금 격차다. LPGA는 최근 10년간 상금이 80% 뛰었고 대회 숫자도 50%나 늘었다.

물론 스포츠 스폰서십 전체 액수 중 95%가 남자 스포츠에 배당되는 게 여전히 남녀 차별이 심한 스포츠계 현실이다. LPGA는 PGA 총상금의 17% 정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시즌 내내 진행되던 CME 글로브 포인트를 완전히 원점으로 돌리고 출전 선수 60명에게 공평한 기회를 준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관심이 더 높아지고, 경쟁 역시 더 뜨거워진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살짝 실망했다"는 CME 글로브 포인트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도 "미래의 트렌드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CME 글로브 포인트 1위 고진영 또한 "동기 부여가 된다"며 "괜찮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CME 글로브 포인트 순위 62위 전인지와 66위 김인경이 초대장을 받지 못했지만 '상금 잔치' 막차를 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까지 출전 선수 60명은 누구나 150만달러를 받을 수 있는 '로또의 기회'를 쥐게 됐다. 태양의 열기처럼 뜨거워질 '슈퍼 일요일', 마지막에 150만달러 거금을 쥐고 웃을 주인공은 누가 될까. 이전 LPGA 세상에는 없던 가장 달콤한 '돈의 맛'을 보기 위한 세계 최고 여자골퍼들의 경쟁이 막 시작됐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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