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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답답한 경기력 보인 벤투號… ‘빌드업 속도’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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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친선경기 0-3 완패 / 부임 후 A매치 최다 실점 불명예 / 북한·레바논戰 무승부 경기 이어 / 3경기서 무득점… 골 결정력 부재 / 수비대형 갖춰져 공격전개 못해 / 역습 시 선수간 부조화 ‘빈공’ 허덕 / 빠른 공간패스·전술 유연성 필요

세계일보

한국 축구대표팀 김문환(오른쪽) 등 선수단이 2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국가대표 축구팀은 한두 달에 한 번 국제축구연맹(FIFA)이 보장하는 ‘A매치 데이’ 기간에 전 세계에서 뛰는 최정예 선수들을 소집해 경기를 펼친다. 한국축구대표팀의 2019년 A매치 데이가 지난 19일로 끝났다. 이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완전체’로 나선 마지막 A매치를 치렀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완패했다. 전반 10분도 되기 전 루카스 파케타에게 선제 헤딩골을 허용했고, 이어 필리피 코치뉴, 다닐루가 연속골을 넣으며 0-3으로 경기를 내줬다.

이날 패배는 지난 1월 카타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0-1 패배 이후 10개월 만이다. 패배는 오랜만이지만 대표팀의 부진은 낯설지 않다.

최근 북한, 레바논과 벌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연속 0-0 경기부터 이어진 골 가뭄을 해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부임한 이후 A매치 최다 실점이란 불명예 기록까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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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문제는 벤투 감독이 부임 초부터 강조해 온 빌드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이다. 느린 빌드업 속도로 한국 공격이 골문 앞으로 갔을 땐 상대 수비 대형이 다 갖춰지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수비진이 유도하는 대로 무의미한 슈팅만 날려 골 결정력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경기에서도 브라질은 골문 앞 빠른 돌파와 과감한 슈팅에 더해 아르투르 멜루에서 쿠티뉴로 이어지는 빌드업으로 중원 싸움을 효과적으로 해냈다. 반면 한국은 밋밋한 공격 패턴과 역습 시 선수 간 부조화로 빈공에 시달렸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팬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실험도 병행해야 하는 대표팀 감독의 노고에 공감하면서도 빌드업을 둘러싼 불만은 이번 경기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해설위원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전술적 변화나 선수 관찰, 실험을 위해 일정 시간을 기다려줘야 한다”며 벤투 감독을 옹호하면서도 “단순한 빌드업 시도가 우리 공격을 예측하기 쉽도록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방향을 빠르게 바꿔 빈 공간을 만들든가 스루패스 등 공격적인 한 방 등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팀을 상대로도 속도감 없이 답답한 루틴을 보였다. 개선하려는데 잘 안 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문제”라고 조언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빌드업과 함께 대표팀이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보인 답답한 빌드업에 더해 역습 패턴과 측면 전술의 부재, 중원싸움 밀림, 황의조의 찬스 생산 감소 등을 이번 브라질전의 종합적인 패인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벤투호에게 필요한 요소는 새로운 실험에 더해 유연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에 가면 매경기를 결승처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그때그때 선수 상태와 상대팀에 적절한 순간적 대응에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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