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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한국 럭비 올림픽 출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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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킥

다음달 23~24일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일본 빠져 조 1위 도쿄행 가능성 노려

조직 내 잡음 딛고 결과 가져올지 관심


한겨레

9월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 럭비 세븐스대회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 장면. 대한럭비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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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사이드’.

럭비 경기에서는 심판의 판정에 절대 복종이 제일 명제다. 경기 뒤 불만이 있어도, “편이 없다”는 주심의 노 사이드 선언을 받아들이고 흩어진다. 세계 최강인 뉴질랜드의 ‘올 블랙’ 선수가 19세기 초 웨일즈 원정에서 패배(0-3)했다. 그 뒤 1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숨지면서 “그것은 트라이였다”고 한 말은 전설처럼 들린다.

현재 일본에서 진행 중인 2019 럭비월드컵(15인제)을 국내 팬들은 부러움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아시아 최초의 개최국인 일본은 비록 남아공과의 8강에 져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사상 첫 월드컵 8강 기록을 세웠다. 축구 월드컵에 비해 적은 4개조 20개 팀이 참가하지만 격렬한 경기 뒤 회복을 위해 대회 기간은 42일로 훨씬 길다. 럭비계에서는 축구 월드컵과 올림픽 다음으로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주장한다.

대한럭비협회도 2019 럭비월드컵 진출을 꿈꾸던 때가 있었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고, 대표팀 전지훈련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열정이 넘치는 럭비 애호가의 후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누가 신뢰를 얻고 영향력을 확대하면 그것을 견제하는 못된 문화가 있다. 협회는 후원자를 징계하고, 외국인 감독을 해임하면서 ‘꿈이라도 꾸는’ 씨앗을 짓밟았다.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한국 럭비의 희망은 다음달 23~24일 인천 남동구장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7인제) 남자럭비 9개국 아시아예선이다. 대회 우승팀은 2016년 리우부터 시작된 럭비 올림픽 티켓을 얻는데, 개최국 일본이 빠지면서 한국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났다.

서천오 국가대표팀 감독은 21일 18명의 대표 선수를 소집해 강훈련에 들어갔다. 최종 선발될 12명은 강호 홍콩과 중국 등을 제압해야 한다. 한국은 9월 열린 아시아럭비 세븐스 대회에서는 과거 한 수 아래였던 스리랑카, 대만, 필리핀에도 졌다. 주축 선수들이 전국체전을 준비하느라 빠지면서 1.5군~2군으로 대표팀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럭비는 가장 박력있는 스포츠이면서도 신사도를 자랑하는 스포츠다. 노 사이드 정신이라면 내부갈등도 봉합할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7인제 2연패를 달성한 역사가 있다. 11월 올림픽 아시아예선 우승으로 한국 럭비가 전환점을 맞길 바란다.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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